정부는 장승길 이집트주재 북한대사 일행이 미국에 입국한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이들의 한국행 가능성 타진을 포함한 망명처리문제를 놓고 미국정부와 교섭을 벌이기로 했다.
미국 국무부와 한국 외무부 당국자는 26일 각각 장대사 부부와 그의 형인 파리무역대표부 대표 장승호참사관 가족 4명 등 6명이 현재 미국에 있다고 확인하면서 빠르면 이날 오후(한국시간 27일 새벽) 국무부 브리핑을 통해 이에 관한 내용을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미 국무부 고위관계자는 장대사 부부가 미국에 망명을 요청, 현재 미 정부의 보호 아래 있다면서 망명동기와 경위 등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들의 소재지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柳明桓(유명환) 외무부 북미국장을 워싱턴으로 급파, 미 국무부의 스탠리 로스 동아태담당차관보 등 관계자들을 만나 장대사 일행의 망명에 대한 조사결과를 청취하는 등 미국측과 협의를 시작하도록 했다.
유국장은 이날중 미 관계자를 만나 가능한 한 빠른 시일내에 정부 관계자들이 장대사 일행을 면담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하고 장대사로부터 얻은 북한에 관한 정보를 알려주도록 요청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장대사가 처음부터 미국행을 희망했기 때문에 망명의사 확인과정에 한국 정부관계자가 참여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전했다.
정부는 다만 장대사 일행의 전부 또는 일부가 한국행을 원할 경우 미국측과 협의, 그들의 의사가 실현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할 방침이다.
〈워싱턴〓이재호특파원·문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