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인 치밀한 훈련이 미르號 살렸다

  • 입력 1997년 8월 23일 20시 25분


러시아 우주비행사들이 22일 1단계 스펙트르 모듈 수리를 무사히 마침으로써 미르의 수명연장을 위한 청신호가 켜졌다. 미르 지상통제소의 발렌친 이바노비치 공보책임자는 23일 전화통화에서 『태양전지판 전력케이블 연결작업의 성공은 미르가 2세대 우주정거장(알파계획)이 발사되기 전까지 활동을 계속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미르는 지난 91년 이미 예정된 수명이 끝난 상태이기 때문에 사소한 고장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며 『그러나 현재 러시아의 기술은 모든 고장을 항상 수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측은 이번의 「우주 수술」을 위해 상당한 준비를 했다. 이달초 새 우주비행사들을 우주정거장에 탑승시키기 전 수중에서의 모의 유영(游泳) 등을 통해 강도 높은 훈련을 시켰으며 지휘관으로는 네번의 우주유영 경험을 갖고 있는 베테랑 우주인인 아나톨리 솔로보프를 선택했다. 어둠속이나 좁은 미로 그리고 산소부족 상태에서의 유영훈련을 거듭한 것도 이번에 큰 도움이 됐다. 당초 지난달 11일로 예정됐던 「거사일」도 한 우주인의 건강이 약간의 문제를 보이자 아무 미련없이 취소했다. 이후에도 사소한 장애를 이유로 네번이나 더 수리를 연기하는 신중함을 보였다. 러시아측 발표에 따르면 미르는 이제 90%의 동력을 회복, 모듈내에서의 각종 실험을 재개할 수 있게 됐다. 우주인들이 오는 9월3일로 예정된 스펙트르 모듈의 표피손상부분 수리 등 5차례의 유영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게 되면 미르는 올해초의 잦은 고장발생 이전 상태를 회복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미르통제소측의 장담대로 기술적인 문제가 해결된다 해도 미르가 모든 걱정에서 풀려나는 것은 아니다. 러시아가 미르의 수명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우주에서의 각종 실험을 지속하고 싶어하는 미국이 제공하는 연 5억달러 이상의 재정 지원 덕분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러시아의 우주예산은 이미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이와 관련, 블라디미르 페트로프 재무부차관은 지난 19일 『예산사정상 내년에 미르를 우주에서 끌어 내려야 할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미르의 운명은 기술 보다는 돈에 더 좌우된다는 고백이다. 〈모스크바〓반병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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