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자예비회담 결과]한국측 『다음회담에 자신』

  • 입력 1997년 8월 7일 19시 58분


뉴욕 4자회담 예비회담이 본회담 시기와 장소 등에 관한 합의에도 불구하고 끝마무리를 짓지 못하고 이달말 또는 9월초 2차 예비회담으로 이어지게 됐다. 4개국 대표단은 7일 오후(한국시간 8일 새벽·이하 현지시간) 사흘째 회의를 속개했으나 최종합의를 이룰 가능성이 희박해 8일 오전 산회를 위한 형식적 모임을 가진 뒤 헤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대표단은 8일 밤11시 귀국항공기의 좌석을 예약했고 한국 대표단도 9일낮 귀국할 예정이다. 완전타결을 막은 최대 장애물은 5일과 6일 회의에서 계속된 북한의 주한미군문제와 北―美(북―미) 평화협정 체결 주장. 북한의 고집에 막혀 회담이 내리막길에 들어섰으나 한국대표단의 분위기는 그렇게 어둡지만은 않다. 宋永植(송영식)수석대표는 『회담이 우호적이고 건설적이며 진지했다』는 말로 회담결과를 요약했다. 이같은 판단은 북한이 이번 회담에서는 과거 협상에서 보였던 적대적인 모습을 일절 보이지 않았다는 사실에 상당한 근거를 두고 있다. 金桂寬(김계관)북한수석대표는 할말을 다 하면서도 온건하고 합리적인 표현과 예의를 지키는 깔끔한 매너로 회담에 임했다. 그래서 오히려 많은 것을 얻었다는 평까지 있을 정도다. 이미 예상했던 대로 북한이 「골치 아픈」 의제를 주장하기는 했으나 나머지 부문에서는 선선히 합의를 추구하는 등 회담을 성공시키기 위해 적극 협력했다는 점도 우리측이 희망을 갖게 하는 대목이다. 한국대표단의 한 관계자는 처음으로 회담에 등장한 중국측이 『우리쪽에 가깝다』고 느낄 만한 신호를 여러군데서 확인, 회담성공에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전했다. 중국은 북한의 비위를 거스르지 않으면서 한국과의 관계도 손상하지 않아야 한다는 미묘한 입장이어서 매우 조심스런 태도로 회의에 임했다. 그래서 의제문제에도 「남북한이 합의한 사항」을 선택해야 한다든지 혹은 「세부적으로 정하지 말고 포괄적으로 정하자」는 식으로 우회적 표현을 하려고 애를 썼다. 따라서 한국대표단은 이번 첫 예비회담이 탐색전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내리고 귀국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대표단에는 북한의 주한미군 문제와 북―미 평화협정 체결 주장이 절대 양보할 수 없는 마지노선인지, 아니면 대규모 식량지원 등 다른 양보를 챙기기 위한 카드인지를 면밀히 분석하는 일이 2차 예비회담의 성공을 위한 최대의 과제로 주어졌다. 〈뉴욕〓이규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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