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가족 이외의 사람에게 손과 얼굴만 보이게 할 정도로 엄격한 남성중심의 이슬람율법을 강요하고 있는 이란에 여성 부통령이 탄생한다.
모하메드 하타미 신임 대통령에 의해 내각의 일원으로 발탁된 주인공은 30대 후반의 대학교수 마수메 엡테카르. 현재 테헤란대 화학과 교수로 재직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엡테카르는 환경장관도 겸임하게 된다. 하타미 대통령이 엡테카르를 부통령에 임명한 것은 지난 5월 대선에서 압승을 거두게 한 여성유권자들에 대한 답례로 해석된다. 하타미는 선거운동을 하면서 여성의 국정 참여 기회를 늘리겠다고 공언해 왔다.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엡테카르는 지난 95년 북경에서 개최된 세계여성대회에 이란 대표단을 이끌고 참석, 서방측의 주목을 받았다. 또 하세미 라프산자니 전임 대통령의 차녀인 후아에자 하세미 의원과 절친한 등 정치적배경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엡테카르의 부통령 임명이 곧바로 이란의 여권 신장으로 이어지지는 않겠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하타미 행정부내에서 여성의 역할이 증대될 것이라는 신호라고 분석한다. 2백70석인 이란의회 「하지」에도 지난3월 총선에서 10명의 여성 국회의원이 진출했다. 이는 지난 79년 이슬람혁명 이후 가장 많은 숫자.
〈조운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