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파트,폭탄테러·부패각료 불신임안 통과 『내우외환』

  • 입력 1997년 8월 1일 19시 51분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잇단 내우외환(內憂外患)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달 30일 예루살렘 자살폭탄테러에 이어 31일 입법위원회가 각료 전원이 연루된 부패혐의와 관련,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탄생이후 최초의 내각 불신임안을 의결한 것. 이슬람 과격단체인 하마스에 의해 저질러진 예루살렘 자살폭탄테러사건은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이 교착상태에 빠져있던 평화협상을 4개월만에 재개키로 합의한 뒤 불과 이틀 뒤에 일어났다. 국제사회는 어렵게 조성된 평화무드에 찬물을 끼얹은 폭거라고 팔레스타인측을 비난하고 있다. 이스라엘과의 평화협상 와해를 지상목표로 삼아온 하마스는 이같은 분위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이스라엘이 투옥한 하마스 전사들을 석방하지 않을 경우 테러를 계속하겠다고 밝혀 아라파트는 골치를 썩이고 있다. 미 의회는 이 사건을 계기로 이달 만료되는 팔레스타인에 대한 경제지원 연장을 거부할 가능성이 커졌다. 전체인구의 3분의 1이 연간소득 9백달러 이하일 정도로 경제난이 극심한 팔레스타인에 연간 1억달러에 달하는 미국의 지원이 끊길 경우 아라파트 정부가 더 큰 곤경에 처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팔레스타인 입법위원회는 31일 자치정부가 지난해 정부예산의 거의 절반에 달하는 3억2천6백만달러를 잘못 집행했으며 여기에 각료 18명 전원이 연루됐다며 내각해산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근래 지도력과 지지도에서 하향곡선을 그려온 아라파트 수반이 과격단체의 테러와 부패, 경제난 등 겹겹이 쌓인 난제앞에 결국 주저앉고 말 것인지, 백전노장답게 위기를 탈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고진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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