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모리 하야 위기…페루誌,『국적조작』증거 제시

  • 입력 1997년 7월 25일 20시 22분


후지모리 페루대통령
후지모리 페루대통령
페루의 알베르토 후지모리 대통령이 자칫하면 하야(下野)해야 하는 위기에 빠졌다. 페루의 주간지 카레타스는 24일 후지모리대통령이 페루가 아닌 일본에서 태어났으며 페루태생의 인물만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헌법에 저촉되지 않기 위해 문서를 위조했다고 주장했다. 최근 자신에게 비판적인 보도를 한 방송국 사주의 시민권을 국적문제를 걸어 박탈한 후지모리가 스스로 놓은 덫에 걸린 꼴이 된 것이다. 카레타스는 지난 34년 후지모리의 부모가 페루에 입국하면서 2명의 자녀를 대동했다고 밝힌 문서의 마이크로 필름을 공개하면서 후지모리가 4남매중 둘째이기 때문에 페루에서 태어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카레타스는 또 후지모리의 공식 출생기록과 교회의 세례기록이 다르다면서 관련서류가 조작됐다고 보도했다. 즉 후지모리의 공식 출생기록에는 생년월일이 38년7월28일, 출생지는 리마로 되어있으나 세례기록에는 생년월일이 34년8월4일로 기록돼 있으며 출생지는 다른 색깔의 잉크로 지운뒤 고쳐 쓴 흔적이 뚜렷이 남아있다는 것. 이 잡지는 후지모리 가족이 페루로 이민온 날짜에 도착한 세척의 선박에 탑승했던 일본인 명단중 4명의 이름이 지워져 있는 것도 의혹의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페루 야당은 이같은 보도이후 벌떼같이 들고 일어나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면 후지모리 대통령은 즉각 사임해야 한다』며 즉각적인 조사를 요구했다. 페루정부는 『카레타스의 보도는 정치적 의도로 끼워맞춘 것에 지나지 않는다』며 야당의 조사요구를 거부하고 있으나 최근 대규모 반(反)후지모리 시위가 벌어지는 등 페루국민들이 점점 후지모리에 등을 돌리고 있어 이번 위기가 쉽게 가실 것 같지는 않다. 〈권재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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