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내 고속도로의 제한속도가 상향조정된 이후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가 오히려 줄어드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95년 미연방정부가 시속55마일(88㎞)로 규제되어 있던 고속도로의 제한속도를 각주에서 자율적으로 상향조정할 수 있게 정책을 바꾼 후 미국내 36개주가 작년에 제한속도를 시속65마일(1백4㎞) 또는 75마일(1백20㎞)로 올렸다.
당시 이 조치에 반대하던 전문가들은 속도제한을 완화할 경우 사고율이 높아져 인명피해가 연간 6천명 이상씩 증가할 것이라고 주장했었다.
그러나 14일 미고속도로 교통안전국(NHTSA) 집계에 따르면 작년중 미국전역에서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4만1천5백명으로 전해의 4만1천7백98명보다 오히려 3백명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에 제한속도를 상향조정한 주들만 따져 보더라도 사망자는 전해보다 60여명 감소한 2만4천8백55명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제한속도를 아예 없애버린 몬태나주의 경우 사망자수가 오히려 5%이상 감소하는 기현상이 나타났다.
이같은 현상이 왜 나타나는지는 자세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교통전문가들은 어차피 운전자들이 제한속도를 지키지 않기 때문에 이를 높이거나 낮추는 것이 사고율과 아무런 관련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자동차의 안전장치 개선에 따라 지난 85년 이후 매년 사고율이 3%이상씩 자연감소해 왔다고 지적한다. 무엇보다 교통사고를 줄이려는 운전문화가 큰 몫을 한 것으로 보는 의견이 유력하다. 물론 고속주행의 위험성을 계속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뉴욕〓이규민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