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TV 金父子특집]『蘇,김일성 권총협박 정권 떠맡겨』

  • 입력 1997년 6월 30일 07시 57분


북한 金日成(김일성)은 해방직후 정권을 맡으라는 소련의 요구를 거부하다가 소련점령군 치스차코프 장군의 권총 위협에 굴복, 이를 수락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같은 사실은 러시아 중앙TV가 김일성 사망 3주기를 앞두고 29일 방영한 특집 「붉은 김일성」에 출연한 게오르기 플로토니코프 전(前)북한군사고문, 알렉산드르 카프토 전평양주재대사 등의 증언에 의해 확인됐다. 중앙TV는 오는 7월6일에는 「김정일 왕조」를 방영할 예정이다. 다음은 중앙TV가 사전 제공한 특집물의 주요 내용. 해방이후 소련점령군의 치스차코프장군은 김일성을 호출, 정부를 맡을 것을 부탁했다. 그러나 김은 조직사업과 정부지도자 직책에 대해 겁을 내며 이틀동안 이를 거절했다. 일이 지지부진해지자 치스차코프장군은 권총으로 김을 위협, 중책을 맡도록 강요했다. 치스차코프는 이같은 사실을 플로토니코프에게 털어놓았다. 스탈린은 김의 나약함과 보잘것 없는 배경에도 불구하고 대안을 찾지못해 어쩔 수 없이 그를 북한 지도자로 삼는데 동의했다. 소련점령군은 김이 위대한 빨치산 지도자이며 항일 독립운동에 앞장섰다는 조작극을 꾸며내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평양에서 있은 김의 첫 대중집회 연설문의 원고도 소련군이 작성했다. 김은 사망하기 직전 비밀정보원과 의사들을 중앙아시아의 카프카스에 보내 장수법을 연구하게 했다. 한편 김정일은 아버지의 「특출한」 능력에 항상 경외심을 갖고 있으며 이를 추종하느라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 그는 계모와 잘생긴 이복동생들에 대한 열등감, 그리고 어렸을 때 함께 놀다 우물에 빠져 죽은 친동생에 대한 기억 등으로 괴로운 어린 시절을 보냈다. 때문에 주변에 대한 불신과 콤플렉스가 심해 북한사회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그는 굶주림과 경제난에도 불구하고 언제든지 전쟁을 치를 각오를 하고 있다. 그러나 김정일 체제는 쉽게 붕괴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그는 미국을 끌어들여 평양에 미국 대사관을 설치하고 외국 원조를 이끌어내는 한편 국제사회에서 인정받기를 원하고 있다. 〈모스크바〓반병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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