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공군「로스웰사건」공식부인]UFO 풀리지않는 수수께끼

  • 입력 1997년 6월 25일 20시 21분


미확인비행물체(UFO) 신화는 사라질 것인가. 미국 공군은 24일 지금까지 모든 UFO 신화의 뿌리가 돼온 「로스웰 사건」 50주년을 맞아 외계인의 존재를 부인하는 최종 보고서를 발표했다. 그러나 UFO존재 지지자들은 오히려 보고서의 허점을 지적하며 공군의 발표를 공격, 오히려 치열한 UFO 존재논쟁이 재연되고 있다. 로스웰 사건이란 미 정부가 지난 47년 뉴멕시코주 로스웰에 떨어진 비행접시에서 외계인의 시신을 수습했다는 사건. 시신을 똑똑히 봤다는 목격자들의 생생한 증언까지 나돌아 지난 50년간 전세계 수많은 사람들에게 UFO의 존재를 믿게 하는 「유력한 근거」 노릇을 해왔다. 로스웰에는 국제 UFO 박물관과 연구센터가 들어서는 등 전세계 UFO 신화의 본산이 됐다. 그러나 미공군은 10년간의 조사끝에 이날 발표한 「로스웰 보고서―사건의 종결」이라는 제목의 2백31쪽짜리 보고서에서 『로스웰에서 외계인을 봤다는 목격담은 사실이 아니다』고 공식 부인했다. 보고서는 조종사들의 비상탈출 낙하경로를 파악하기 위한 실험을 하면서 지난 54년부터 59년까지 3만2천7백m 상공에서 투하한 67개의 사람 크기 인형들이 외계인으로 오인됐다고 기술하고 있다. 미공군은 이에 앞서 지난 94년 비행접시의 실체와 관련, 구(舊)소련이 실시한 핵실험의 증거를 포착하기 위해 띄운 군용 기구(氣球)의 잔해가 비행접시라는 착각을 불러일으켰다고 해명한 바 있다. 하지만 UFO 존재 지지자들은 공군의 설명을 믿지 않고 있다. 가장 만만찮은 반론은 공군이 왜 50년의 세월이 경과한 지금에서야 실험사실을 공개했는지에 대한 의문. 로스웰 사건의 목격담은 47년7월의 일인데 인형이 고공낙하훈련에 사용된 때는 그 이후인 54년부터라는 사실도 의문의 대상이다. 이밖에 당시 인형을 수거할 때 왜 사람의 시체를 담는 검은 비닐팩이 사용되었는지 등등 의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이런 의문에 대해 공군측은 정확한 해명 대신 『시간이 오래 지나면 정확한 일시를 잊어버릴 수 있다』며 목격자들의 기억이 잘못됐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날 미공군의 발표이후 CNN이 시청자들을 상대로 한 여론조에서도 80% 이상이 공군의 발표를 믿지 않는다고 답변, 공군의 UFO 신화없애기는 일단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홍은택 특파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