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4선 여성의원 『이번엔 앵커 도전』

  • 입력 1997년 5월 29일 19시 56분


30대에 벌써 4선의 관록을 쌓은 여성 하원의원이 의원직을 버리고 TV앵커로 변신하겠다고 선언, 미국을 깜짝 놀라게 했다. 한국 앵커들은 대부분 국회로 가지만 미국에서는 방송사 앵커와 정치인은 별개의 세계로 인식될 만큼 보이지 않는 벽이 있었는데 처음 그 벽이 깨진 것이다. 화제의 인물은 지난해 공화당 대통령지명 전당대회에서 공화당을 대표해 기조연설을 한 수전 몰리너리 의원(39)으로 오는 9월1일부터 방송되는 「CBS 토요일 아침뉴스」라는 프로그램의 앵커로 발탁됐다. CBS측은 28일 『그녀가 매우 지적이고 설득력있는 말솜씨를 갖고 있어 앵커로서 적임』이라고 공식발표했다. NBC 「투데이」에 시청률이 뒤지고 있는 CBS로서도 회심의 역전카드인 셈이다. 그녀의 공식직책은 공화당 전국위원회 부의장이며 공화당이 취약한 여성과 동북부지역을 대표하고 있어 그녀의 이탈선언에 당지도부가 경악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그녀는 『TV앵커야말로 정말 하고 싶고 내가 있어야 할 곳이라고 생각해왔다』고 지망이유를 밝혔다. 뉴욕시 독립구인 스테이튼 아일랜드의 대표적인 정치인 가문에서 태어나 9년동안 재임했던 아버지의 의원직을 물려받은 그녀는 내리 4선을 기록했다. 지난 94년 의사당에서 무릎꿇고 정식으로 청혼한 동료의원 빌 팩슨과 결혼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여성의 낙태를 지지, 공화당의 노선과 거리를 두고 있으며 대학시절 마리화나를 피운 전력이 문제되기도 했다. 최근 공화당의 보수노선에 실망해 온 것도 이번 결정의 한 동기로 알려지고 있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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