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국양제(一國兩制)는 홍콩 주권반환의 전제조건이 된 개념이지만 홍콩에는 진작부터 일가양제(一街兩制)가 실시되고 있는 지역이 있다. 바로 사두각의 중영가(中英街)가 그곳이다.
사두각은 홍콩 동북쪽 끝에 위치해 있는 변경 해안마을. 이 마을 한복판에 있는 도로위로 중국과 영국의 관할 경계선이 지나고 있다. 그래서 중영가란 이름이 붙었다.
그러나 여느 국경선처럼 철조망으로 차단된 것도 아니고 주민들의 왕래에도 아무런 제한이 없다. 단지 도로 한복판이 경계선이라는 표지로 돌말뚝이 도로 한복판에 군데군데 박혀있을 뿐이다.
이 마을이 이처럼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갈리게 된 것은 1898년 영국과 당시의 청국이 신계지역을 영국에 1백년간 조차하는 협정을 맺으면서 경계를 긋다보니 그렇게 되었다는 것.
사두각은 홍콩의 발전에 따라 근년들어 번성하는 상업지역이 됐다. 홍콩출입이 불가능한 중국의 상인이나 주민들이 비교적 출입이 쉬운 이 마을을 외제물품 구입처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길이 2백50m, 폭 5m의 중영가 도로변에는 금은방과 시계점 카메라점 전자제품상점 등 90여개의 점포가 성업중이다.
그러나 주권반환 이후에는 중영가의 「신비」가 많이 희석돼 상인들의 장사가 예전같지는 못할 것이라는 게 이곳 주민위원회 張觀仁(장관인)회장의 걱정이다.
〈홍콩〓정동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