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평양특파원「北식량난」취재]봄나물 『싹쓸이』

  • 입력 1997년 4월 15일 20시 00분


『기자가 살고 있는 평양의 외교아파트 담밖에는 봄나물이 파랗게 돋아났으나 부근 주민들이 캐가는 바람에 순식간에 황무지로 변했다』 『목재와 금속제품 건축자재 등을 중국의 단동(丹東)쪽으로 싣고 나가 바꾼 밀가루를 가득 실은 화물차가 매일 압록강의 中朝(중조)우의교를 지나 신의주로 들어오고 있다』 인민일보가 발행하는 주간지 환구시보(環球時報)최근호는 1면 머릿기사로 평양특파원의 북한 식량난관련기사를 게재했다. 중국언론이 현지특파원의 취재기사로 북한식량난을 전한 것은 이 기사가 처음이다. 다음은 환구시보가 전하는 북한의 식량실태. 『북한의 식량배급량은 1인당 하루 6백g에서 96년 10월무렵 2백50g, 아동은 1백50g으로 줄어들었다. 그나마 96년말부터는 이것도 불투명해졌다. 기자가 최근의 배급량을 물었으나 주민들은 입을 다문채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북한은 공업용 곡물을 감축하고 가축의 마릿수를 줄여서 남는 사료를 식용으로 전환하는 등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벽지산간지대 주민들은 산나물을 캐먹고 야생과일을 따 굶주림을 달래야 했다. 심지어 동물의 굴까지 파헤쳤으며 식물의 뿌리와 줄기로 허기를 채웠다. 농산품 암거래도 이루어지고 있다. 식량 1㎏이 기능공 한사람 월급에 해당하는 북한돈 1백원에 암거래된다. 북한은 매우 제한된 외화에서 20여만t의 식량을 구입했으며 새 벼종자인 평양21호를 보급했다. 분조도급제를 실시, 농민들이 초과생산한 양곡을 자유처분할 수 있게 했으나 이 조치가 효과를 내려면 일정한 시간이 필요하므로북한의 식량난이 단시간내에는 해결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북경〓황의봉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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