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사관高 여름캠프 운영…재미교포 학생에 「조국」심기

  • 입력 1997년 2월 3일 20시 07분


[이명재기자] 영재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민족사관고등학교가 재미교포 자녀를 위한 무료 여름캠프를 마련한다. 오는 6월말∼8월말 20일씩 3회에 걸쳐 실시하는 이 캠프에는 재미교포 중고교생 4백50명이 참가해 「조국」을 배울 예정이다. 이번캠프는 민족사관고 설립자인 崔明在(최명재)파스퇴르유업회장의 아이디어. 그동안 일부 대학이나 정부기관에서 주관한 행사는 한국어나 역사, 정신교육을 주로 했기 때문에 자유분방한 교포 학생들의 호응을 받지 못했다는 것이 최회장의 판단. 그래서 과목부터 색다르다. 기수련 민속놀이 궁도 퉁소는 물론 우리의 덩더쿵춤이 재즈보다 얼마나 흥겨운지도 가르친다. 교포학생들은 교육기간 내내 99칸짜리 전통한옥을 본떠 만든 강원 횡성군 민족사관고내의 「민족관」에서 요를 깔고 자는 등 「토종 한국식」으로 생활한다. 참가 학생들은 우리 가정에서 2박3일간 민박도 한다. 최회장은 『교포 학생들에게 고국의 훈훈한 정을 느끼게 해줄 가정을 공개모집할 생각』이라며 「어른을 존경하고 부부가 화목한 가정」을 민박가정의 조건으로 제시했다. 이번 캠프는 최회장이 지난해 미국 교포가정에 갔다가 「충격」을 받은 것이 계기가 됐다. 그집의 고등학생 자녀가 영어로 『나는 미국인』이라고 태연하게 말하는 것을 보고 『이거 안되겠구나』하는 생각을 했다는 것. 캠프에 대한 교포사회의 반응은 뜨거웠다. 지난달 미국 한인신문에 모집광고를 내자 지원자가쇄도, 마감일을 늦추기도 했다. 이중에는 어려서 미국가정에 입양됐던학생들도 여러명 있다. 최회장은 『교포 2,3세들이 이번 캠프에서 민족의식의 「씨」를 받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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