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메로 대주교
「金眞敬기자」 「가진자들과 권력자들」의 폭력과 억압에 저항해 싸우다 순교한 엘살바도르의 정신적 지주 오스카 아르눌포 로메로 대주교가 성인이 될 전망이다.
엘살바도르 가톨릭계는 최근 피로 얼룩진 12년간의 내전기간중 살해된 로메로 대주교의 시복(諡福)을 교황청에 청원했다고 밝혔다. 가톨릭계는 이를 위해 그의 전기 일기 편지 등 두 상자 분량의 관련자료를 수집, 바티칸으로 보냈다. 특히 이들 자료중에는 그가 산살바도르 메트로폴리탄성당에서 때로 격앙된 목소리로 신자들에게 행했던 8권의 강론집도 포함돼 있다. 교황청은 이를 심의한 뒤 시복절차를 거쳐 시성(諡聖)하게 된다.
페르난도 샌즈 라칼레 대주교는 최근 기념미사를 통해 엘살바도르 국민들에게 로메로 대주교의 시성을 위해 기도하자고 간청했다.
수줍고 연약하게까지 보이는 학구적인 로메로 대주교는 우익 군부독재정권의 탄압에 의해 무고한 시민들이 살해되고 교회가 봉쇄당하자 「억압받고 가난한 사람들」의 편에 서서 인권과 정의를 외쳤다.
온갖 고문과 음모를 심앙심 하나로 견뎌낸 그의 투쟁은 이후에 영화화돼 전세계를 감동시켰다.
그러나 그는 내전초기인 80년3월24일 산살바도르병원 성당에서 미사를 집전하던 중 저격병이 쏜 총탄이 가슴을 뚫고 지나가 숨을 거뒀다. 7만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간 내전은 92년에야 끝났다.
내전후 구성된 진실위원회의 보고서는 로메로 대주교 암살의 배후인물로 현 집권 우익정당인 공화애국동맹(ARENA)을 창당한 육군장교출신 로베르토 도뷔슨을 지목했다. 이 위원회는 도뷔슨이 사실상 암살특공대였던 보안부대에 로메로대주교를 암살토록 명령했다고 밝혔다.
▼ 니콜라이 2세
「鄭星姬기자」 볼셰비키혁명군에 살해당한 제정러시아의 마지막 황제 니콜라이 2세가 러시아정교회에 의해 성인으로 추대될 전망이다.
러시아정교회측은 1917년 볼셰비키혁명으로 왕위를 박탈당한뒤 이듬해 7월16일 황후 및 다섯 자녀와 함께 살해당한 로마노프왕조의 마지막 황제 니콜라이 2세를 성인으로 추대하는 작업에 최근 착수했다. 이같은 움직임은 지난 91년 종교를 부인했던 옛소련의 붕괴이후 러시아정교회의 재건과 함께 「차르」에 대한 향수가 부활한데서 비롯되고 있다.
제정러시아 말기인 1894년 제위에 오른 니콜라이 2세는 시민봉기 이후 시민의 자유를 부분적으로 허용하고 두마(하원)를 개설하기도 했으나 재임기간중 러일전쟁과 세계1차대전에 휘말려 패배하는 등 실정을 거듭, 공산당의 봉기를 제공하는 원인이 됐다.
러시아정교회의 세르기신부는 『우리는 니콜라이 2세를 벌써부터 순교자로 생각하고 있었다』며 그의 성인화는 러시아의 정신적 지주에 대한 부활로서 국가적인 관심사라고 지적했다.
정교회측은 니콜라이 2세의 성인화 작업에 앞서 여론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며 이결과에 따라 빠르면 내년말쯤 그를 성인의 반열에 올려놓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