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京〓裵仁俊특파원」 일본 경찰청장관 저격사건에 대해 현직경찰관이 『내가 쏘았다』고 자백했음에도 경시청(도쿄지방경찰청)이 수사와 보고를 미룬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日국내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구니마쓰 다카지(國松孝次)장관이 저격당해 중상을 입은 것은 세계 범죄사에 크게 남을 도쿄지하철 사린독가스 살포사건이 저질러진지 열흘 뒤인 작년3월30일. 저격현장엔 북한군인의 배지와 한국 동전이 떨어져있어 한때 묘한 소문을 낳기도 했으나 경시청은 두 사건 모두 신흥종교단체인 옴진리교의 범행일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었다.
결국 옴진리교의 독가스 살포범행이 드러났고 저격사건에 대해서는 이 교단 신자인 당시의 경시청 공안경찰관(순사장·31)이 지난 5월 범행을 자백했다.
그러나 경시청이 상부기관이자 피해당사자가 최고책임자로 있는 경찰청에 이 「내부 피의사실」을 정식보고한 것은 10월24일이었다. 또 자백한 경찰관이 총을 버린 강의 위치까지 수개월전에 진술했음에도 총 수색은 10월27일에야 시작했다. 그나마 경시청 내부인물의 투서로 보이는 엽서가 언론기관에 날아든 것이 직접적 계기였다. 투서는 「(경시청이) 조직을 보호하기 위해 피의자의 입을 막고 사건을 오히려 미궁에 빠뜨리려한다」는 내용.
결국 경시청 공안부장이 10월28일 경질됐다. 그러나 현장 수사지휘자 경질로 끝낼 일이 아니라는 여론이 높다. 한편 저격범행을 자백한 경찰관은 『북한군인 배지와 한국 동전은 현장에 함께 있던 옴진리교 간부가 놓아둔것』이라고 진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