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모텔 살인사건, 피의자가 여중생 만남 제안했을 가능성 수사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2월 3일 21시 18분


20대男 피의자가 중학생 3명 찔러
남녀 학생 숨지고 남학생 1명 중상
피의자도 3층서 뛰어내려 숨져

3일 오후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합성동 한 모텔에서 흉기 사건이 발생, 경찰이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 2025.12.3/뉴스1
3일 오후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합성동 한 모텔에서 흉기 사건이 발생, 경찰이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 2025.12.3/뉴스1

경남 창원시의 한 모텔에서 20대 남성이 중학생 남녀 3명을 흉기로 공격한 뒤 건물 밖으로 뛰어내려 숨지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중학생 2명도 사망했고 1명은 중상을 입어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 26세 남성, 모텔에서 중학생 3명 공격

3일 경남경찰청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13분경 “모텔의 문을 열어달라”는 내용의 112 신고가 접수됐다. 이어 모텔에서 사람이 떨어졌다는 신고가 추가로 접수됐다.

사고 현장인 창원시 마산회원구 합성동 모텔 밀집 지역에 도착한 경찰과 소방대원은 건물 앞에 한 남성이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남성은 26실 표모 씨로 확인됐고, 모텔 3층에서 뛰어내린 것으로 드러났다. 표 씨는 다발성 골절 등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이후 경찰은 3층에 있는 객실들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한 객실 화장실 안에 있던 14세 정모 군과 김모 양, 14세로 추정되는 김모 군을 발견했다. 세 사람 모두 목과 머리 등에 깊은 자상을 입은 채 의식이 없는 상태였다. 이들은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정 군과 김 양은 숨졌다. 중상을 입은 김 군은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신고 당시 “하지 마”라고 외치는 여성의 목소리가 전화기 너머로 들린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긴급상황으로 판단해 소방에 공동대응을 요청했고, 신고 6분 뒤인 5시 19분쯤 현장에 도착해 표 씨를 먼저 발견한 것으로 파악됐다.

● 경찰, 가해남성이 중학생에게 만남 제안 가능성 수사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표 씨는 사건 약 2시간 전 모텔에 입실한 것으로 파악된다. 그는 김 양을 만나기 위해 모텔을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군과 정 군은 김 양과 함께 동행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표 씨가 사전에 김 양에게 만남을 제안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세 사람은 표 씨의 공격을 받아 화장실로 들어갔거나 표 씨를 피해 화장실로 들어간 뒤 그곳에서 공격을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해당 모텔은 2~4층을 객실로 운영하고 있다.

피해자 3명 중 2명과 표 씨가 숨지면서 경찰은 정확한 범행 동기와 사전 관계를 확인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만 표 씨가 사전에 김 양에게 만남을 제안했을 가능성에 주목해 이들이 어떤 경로로 알게 됐는지, 왜 함께 모텔에 머물게 됐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생존자인 김 군의 진술 확보가 사건 규명에 핵심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군은 얼굴과 목 부위에 자상을 입고 의식이 저하된 상태로 치료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성년자 2명이 숨지고 1명이 중태에 빠진 소식이 전해지자 지역 사회도 충격에 빠졌다. 창원시 거주자 최경운 씨(45)는 “중학생들이 왜 모텔에 있었는지, 어떤 상황에서 이런 참극이 벌어졌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중학생 자녀를 둔 부모로서 걱정과 불안이 커진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의 범행 동기와 사건 전후 상황을 다각도로 조사하고 있다”며 “폐쇄회로(CC)TV 분석과 생존자 진술 등을 통해 정확한 경위를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창원#흉기난동#경남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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