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경기 수원시에 따르면 지난달 6일 오후 9시경 영통구 매탄동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자전거를 타고 횡단보도를 건너던 초등학생 A 군이 우회전하던 승용차와 부딪혀 범퍼 밑에 깔렸다.
해당 승용차 운전자는 신호 대기 중이던 택시로 달려가 도움을 요청했다. 택시 기사인 조화용 씨(57)는 곧장 상황을 살폈다. 조 씨는 섣불리 차를 뒤로 움직이면 아이가 다칠 수 있다고 판단해 차를 들어 올리는 방식으로 A 군을 구조하기로 했다. 그는 주변에 “도와 달라”고 소리쳤다.
경기 수원시 영통구 매탄동 한 도로에서 자전거를 탄 초등학생이 차량에 깔리는 사고를 당하자 시민들이 차량을 들어올려 구조한 현장 모습. (독자 제공) ⓒ뉴시스당시 횡단보도를 건너던 채창주 씨(54)는 119에 신고한 뒤 A 군 구조에 힘을 보탰다. 산책 중이던 윤혜영 씨(48)와 남편 여인서 씨(50)는 울타리를 뛰어넘어 사고 현장으로 달려왔다.
자율학습을 마치고 하교하던 매탄고등학교 학생인 곽진성·임세진 군도 도움의 손길을 건넸다. 곽 군은 휴대전화 플래시를 켜 다친 A 군의 상태를 꼼꼼히 확인했다. 이어 119에 전화해 “의식은 또렷하다. 얼굴에 멍이 들었고 입술이 약간 찢어졌다”고 정확하게 설명했다.
곽 군은 “꿈이 소방관이라 위험에 빠진 사람을 구조하는 데 관심이 많았다”고 전했다. 임 군은 “동생이 사고를 당한 아이와 또래여서 남 일 같지 않았다”고 했다.
A 군은 찰과상을 입었으며 크게 다치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현장에 도착한 소방으로부터 응급 처치를 받은 뒤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았다.
수원시는 현수막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A 군의 구조를 도운 시민들을 찾았다. 이재준 시장은 1일 이들을 집무실로 초대해 감사 인사를 전하고 모범시민 표창을 수여했다.
이 시장은 “위험에 빠진 아이를 구하기 위해 힘을 모으며 아름다운 공동체 의식을 보여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125만 수원시민을 대신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당시 사고를 낸 승용차 운전자는 경찰에 “A 군을 미처 보지 못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스쿨존 내 사고인 점 등을 고려해 운전자에게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적용해 조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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