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관왕’ 폰세, 우상 류현진 이어 19년만에 ‘한화 MVP’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1월 25일 03시 00분


2025 프로야구 시상식
평균자책점-승리-탈삼진-승률왕, 125표중 96표… 디아즈 제치고 MVP
“류와 함께한 시간, 내겐 큰 자산”
KT 안현민, 신인상 트로피 품어

2025 프로야구 최우수선수(MVP) 폰세(오른쪽)와 신인왕 안현민이 24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트로피를 들고 나란히 포즈를 취했다. 폰세는 MVP 트로피에 투수 4관왕 트로피까지 5개, 안현민은 신인왕 트로피와 출루율 1위 트로피를 들고 있다. 뉴스1
2025 프로야구 최우수선수(MVP) 폰세(오른쪽)와 신인왕 안현민이 24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트로피를 들고 나란히 포즈를 취했다. 폰세는 MVP 트로피에 투수 4관왕 트로피까지 5개, 안현민은 신인왕 트로피와 출루율 1위 트로피를 들고 있다. 뉴스1
폰세(31·한화)는 스스로를 ‘류현진의 열혈 팬’이라고 소개하면서 한국 땅을 처음 밟았다. 이로부터 8개월이 지난 후 폰세는 ‘류현진의 후계자’로 한국을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

폰세는 24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시상식에서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서 이날 공개한 한국야구기자회 투표 결과 폰세는 유효표 125표 중 96표(76.8%)를 받아 삼성 외국인 타자 디아즈(29·23표)를 크게 제쳤다. 한화에서 MVP가 나온 건 2006년 류현진(38) 이후 19년 만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출신인 폰세는 여느 지역 ‘야구 소년’처럼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LA 다저스 입단을 꿈꿨다. 그의 유년기 우상 중 한 명이 당시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맹활약하던 류현진이었다. 2022년 이후 일본프로야구에서 뛰던 폰세는 한화에서 입단 제안을 받았을 때도 ‘류현진의 팀’이었기에 많은 고민을 하지 않고 한국행을 택했다.

폰세는 올 시즌 승리(17승), 평균자책점(1.89), 탈삼진(252개)에서 모두 리그 1위에 오르며 2006년 류현진이 그랬던 것처럼 ‘트리플 크라운’에 성공했다. 승률 1위(0.944)까지 더하면 투수 4관왕이다. 폰세는 5월 19일 대전 SSG전에서는 삼진 18개를 잡아내면서 2010년 류현진이 세운 KBO리그 한 경기 최다 탈삼진 기록(17개)도 넘어섰다.

폰세는 “올 시즌 류현진과 함께한 시간은 내게 정말 큰 자산이었다. 시즌 내내 늘 옆에서 정말 큰 힘이 돼줬다. 야구장에서 류현진 옆에 사진만 나란히 걸려 있어도 좋았는데 이제 한화 구단 역사에도 함께할 수 있다는 게 정말 뜻깊다. 무척이나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시상식이 모두 끝난 뒤 폰세는 MVP 트로피가 신기한 듯 ‘인증샷’을 찍기 바빴다. 그때 누군가에게 영상 통화가 걸려 왔다. 폰세가 한국어로 직접 “내 동생”이라고 소개한 발신인은 같은 팀 투수 문동주(22)였다. 폰세가 올 시즌 한화에서 어떤 시간을 보냈는지 압축해 보여주는 장면이다. 언어가 달라 겉돌기 쉬운 외국인 선수임에도 개막 초반, 마치 한국인 주장처럼 경기 중 선수단 미팅을 소집해 화제가 됐던 폰세는 올 시즌 마운드 위에서나 벤치에서나 한화가 ‘원 팀’이 되는 중심에 있었다.

4관왕에 MVP까지 트로피 다섯 개를 품고도 아쉬움을 숨기지 못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폰세는 “개인상도 좋지만 팀 우승이 더 좋다. 한국에 오면서 한국시리즈 우승이 궁극적인 목표였는데 박해민(35·LG)이 우리의 우승을 저지했다”며 웃었다. 도루상(49개)과 중견수 부문 수비상 수상자로 시상식에 참석한 박해민은 폰세에게 “빨리 (미국으로) 돌아가라”고 응수했다.

폰세는 다음 시즌 MLB 복귀 가능성이 높다. 다만 아내가 11월 첫딸을 출산했기 때문에 한국에 머물며 각종 시상식에 참석하고 있다. 폰세는 “아기가 아직 너무 어려서 12월 말쯤 (미국에) 돌아갈 계획”이라고 했다. 샌프란시스코 계약설에 대해 그는 “에이전트가 모든 걸 처리하고 있다. 나는 아빠로서 딸 키우는 일을 즐기고 있다”고 즉답을 피했다.

신인상은 유효표 125표 중 110표(88.0%)를 쓸어 담은 안현민(22·KT)에게 돌아갔다. 안현민은 올해 112경기를 뛰며 타율 0.334(2위), 22홈런, 80타점을 기록했다. 출루율(0.448) 1위이자 OPS(출루율+장타율)는 1.018로 2위다. 타자로는 7년 만에 신인왕에 오른 안현민은 “오늘은 신인으로 상을 받지만 내년에는 최고를 다투는 상(MVP)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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