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분기 240만개… 3년째 줄어
제조-건설업 부진에 투자 위축… 신규 일자리 1년새 12만명 급감
경력 채용 늘며 청년 문턱 높아져… 2030세대 고용 한파 장기화 우려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를 찾은 한 시민이 12일 일자리정보 게시판 앞에서 채용 정보를 확인하고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2030대 청년들의 신규 채용 일자리가 2018년 통계 집계 이래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간신히 취업에 성공한 청년도 10명 중 3명은 ‘비정규직’으로 조사됐다.
기업은 신규 일자리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청년들은 양질의 노동 시장으로 진입하기 어려워지고 있다는 의미다. 제조업과 건설업 부진 속에 주요 기업들의 신규 투자가 위축되며 2030세대의 고용 한파가 장기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 건설-제조업 신규 채용 감소 두드러져
23일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임금 근로 일자리 중 2030대 신규 채용은 올해 2분기 기준 240만8000개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11만6000개 감소했고, 2018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동기 기준 최소 규모다. 2030대 신규 채용 일자리는 2022년 2분기 279만3000개 이후 3년째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대학 졸업자의 첫 사회 진출과 연결된 20대 이하 신규 채용은 올해 2분기 137만 개로 전년 대비 8만4000개나 급감했다. 이 기간 30대 신규 채용 또한 107만 개에서 103만8000개로 3만2000개 감소했다. 올해 2분기 20대와 30대 신규 채용은 모두 역대 최소 규모다.
신규 채용은 기업체 신설이나 사업 확장 등으로 새로 생긴 일자리를 뜻한다. 업종별로는 양질의 일자리로 대표되는 건설업과 제조업에서 신규 채용 감소가 두드러졌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 이후 불황이 길어지고 있는 건설업의 올해 2분기 30대 이하 신규 채용 일자리는 18만7000개로 1년 전보다 3만2000개 줄었다.
고금리·고물가로 글로벌 수요가 줄고, 미중 갈등과 공급망 재편으로 위기가 커지고 있는 제조업의 30대 이하 신규 채용 일자리 역시 42만8000개로 1년 만에 4만8000개 감소했다. 전체 청년층 신규 채용 감소분(11만6000개)의 약 70%(8만 개)가 건설업과 제조업에서 발생한 셈이다.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경력직 위주 채용에 나서는 기업이 늘고 있는 점도 청년층의 일자리 문턱을 더 높이고 있다. 최근 고용노동부와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2025년 기업 채용동향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396개)의 85.4%는 직원들의 일 경험이 입사 후 조직·직무 적응에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기업 대부분이 ‘경력 있는 신입’을 선호한다는 의미다.
● 2030대 비정규직 비중 21년 만에 최고치
어렵게 취업에 성공하더라도 청년 임금 근로자 10명 중 3명은 비정규직인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과 건설업 신규 채용이 급감함에 따라 비정규직 비중이 높은 서비스업에 몰렸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KOSIS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2030대 임금 근로자 811만 명 중 비정규직은 257만 명(31.7%)에 달했다. 2004년 이후 21년 만에 가장 높은 비중이다.
2030대 정규직은 2015년 8월 612만8000명에서 올해 8월 554만1000명으로 58만7000명 줄어든 반면에 같은 기간 비정규직은 44만5000명 늘었다. 특히 2030대 비정규직 중에서도 기간제 근로자는 104만8000명에서 159만 명으로 약 54만2000명 급증했다.
정부도 청년층의 고용 부진을 해소하기 위해 관계부처 합동 ‘일자리 전담반’을 운영하는 등 해법을 찾고 있지만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구조적 저성장에 인구구조 변화 등 원인이 복합적인 탓이다.
이형일 기획재정부 1차관은 최근 ‘일자리 전담반’을 주재하며 “인공지능(AI)·초혁신 성장을 통해 신산업 분야에서 청년 선호 일자리를 창출하고, AI 교육·직업훈련을 대폭 확대해 취업 역량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 역시 “내년에 AI 분야에 투입되는 10조 원의 예산을 활용해서 ‘제조업 AX(AI 전환)’ 성과를 내야 청년층이 원하는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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