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박해민이 21일 4년 65억 원에 두 번째 FA 계약을 한 뒤 김인석 LG스포츠 대표이사와 기념사진을 찍었다. LG 제공
슈퍼카도 중고가 되면 값이 떨어진다. 하지만 ‘람보르미니’ 박해민(35)은 감가상각이 없다.
프로야구 LG는 21일 외야수 박해민과 4년 총액 65억 원(계약금 35억 원, 연봉 25억 원, 인센티브 5억 원)에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했다고 발표했다. 2022년 첫 FA 자격을 얻고 LG로 이적했을 때 맺었던 계약(4년 총액 60억 원)보다 5억이 더 올랐다.
4년이 지났지만 시장에서 더 큰 가치를 인정받은 것이다. 4년간 잠실에서 검증된 ‘내구성’이 제1의 비결이다. 박해민은 지난 4시즌 동안 단 한 경기도 거르지 않고 144경기씩 총 576경기에 출장하며 타율 0.278 552안타 18홈런 142도루를 기록했다. 특히 올 시즌에는 49도루를 성공시키고 도루왕에 오르며 프로야구 도루왕 타이틀 최다 타이(5회)를 기록했다.
2012년 신인드래프트에서 지명받지 못한 채 신고선수(현 육성선수)로 입단했던 박해민의 야구신조는 지금도 ‘하루하루가 생존’이다. 전 경기 출장의 비결을 물었을 때 박해민은 “뺏고 빼앗기는 게 프로의 세계다. 빼앗기지 않기 위해 악착같이 생존하려고 더 열심히 한다”며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으니 나중에는 나가고 싶어도 못 나간다. 한 경기라도 나갈 수 있을 때 감사하며 나가자는 생각”이라고 했다.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LG 박해민이 4회초 2사 1,2루 상황에서 kt 김민혁의 안타성 타구를 호수비 처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박해민은 투수들이 가장 좋아하는 야수이기도 하다. 한국 야구장 중 가장 넓은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LG는 박해민의 호수비에 경기의 흐름을 가져온 경우가 많았다. 차명석 LG 단장이 FA 계약을 앞두고 박해민을 ‘대체불가 자원’이라고 못 박았던 이유다. 박해민은 2023년에 이어 2025년에도 프로야구 중견수 부문 수비상을 받으며 여전히 리그 최고 중견수로 인정받았다.
올 시즌 ‘우승 주장’의 버킷리스트를 달성한 박해민은 이번 계약으로 내년에도 LG의 주장을 맡게 됐다. 박해민은 올 시즌 주장으로 팀이 2년 만에 다시 통합우승을 이루는데 앞장섰다. 이날 계약을 마치면서 박해민은 22일 열리는 구단의 연말 행사인 ‘러브기빙페스티벌‘에서 팬들에게 직접 감사 인사를 전할 수 있게 됐다.
박해민은 계약 후 “좋은 조건으로 계약할 수 있게 제안해 준 구단에 감사하다. LG트윈스의 팀원으로 선수 생활을 이어 갈 수 있어 기쁘고, 더 많은 우승으로 팬들에게 보답할 수 있도록 내 역할을 잘 하겠다”며 “올해 주장으로서 부족함에도 믿고 함께해 준 팀원들, 뒤에서 우리 LG트윈스를 응원해 주는 팬들께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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