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종가가 나오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151.59포인트(p)(3.79%) 하락한 3853.26, 코스닥은 27.99p (3.14%) 하락한 863.95로 마감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일 오후 3시 30분 주간종가 대비 7.7원 오른 1475.6원을 기록했다. 2025.11.21/뉴스1
엔비디아 실적이 잠재웠던 인공지능(AI) 거품론이 하루 만에 되살아나면서 외국인 투자가들이 역대 최대 규모 ‘셀 코리아’에 나섰다. 코스피는 3.8% 가까이 폭락했고, 아시아 주요 증시도 줄줄이 하락하며 ‘검은 금요일’을 연출했다. 원-달러 환율은 7개월 만에 최고치로 올랐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79% 급락한 3,853.26으로 장을 마쳤다.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한 엔비디아발 훈풍으로 전날 4,000 선을 회복했던 코스피는 하루도 채 버티지 못하고 3,900 선마저 내줬다. 코스닥지수도 3.14% 내린 863.96으로 마감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선 AI 거품론에 위축된 외국인이 역대 최대 매물을 던지며 코스피 하락을 주도했다. 외국인은 2조9588억 원을 순매도했는데 이는 2021년 2월 26일(2조8299억 원) 이후 사상 최대 규모였다. 이날 개인과 기관은 각각 2조4898억 원, 4160억 원을 순매수했지만 지수 하락을 방어하지 못했다. 외국인은 국내 ‘반도체 투톱’을 2조2583억 원어치를 팔아치우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5.77%, 8.76% 급락했다.
이날 대만 자취안지수(―3.61%)와 일본 닛케이255평균주가(―2.40%), 중국 상하이종합지수(―2.45%) 등 아시아 증시도 파랗게 질렸다. 간밤 뉴욕증시 3대 지수가 크게 흔들리면서 아시아 증시 쇼크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20일(현지 시간) 뉴욕증시는 엔비디아의 호실적 발표에 힘입어 강세로 출발했지만 AI 거품 공포가 재차 커지면서 상승 폭을 빠른 속도로 반납했다. 특히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전날보다 2.15% 내린 22,078.05에 마감했는데 이날 장중 고점 대비 저점의 낙폭이 4.9%포인트에 달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인사도 자산 거품론에 불을 지폈다. 리사 쿡 미 연준 이사는 20일 조지타운대 연설에서 “여러 시장에서 자산 평가 가치가 역사적 투자 기준(벤치마크) 대비 높다는 게 우리의 평가”라며 시장에 경고를 보냈다. 박윤철 iM증권 연구원은 “AI 거품론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거품론은 과도하지만, 빅테크 수익성 우려는 타당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국내 증시에서 나타난 외국인의 역대급 매도세로 인해 원-달러 환율은 재차 1470원을 돌파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7.7원 오른 1475.6원에 주간 거래(오후 3시 30분 기준)를 마쳤다. 이는 4월 9일(1484.1원) 이후 약 7개월 만의 최고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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