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만에 또… 포스코 유해가스 유출 작업자 3명 중태

  • 동아일보

슬러지 청소중 일산화탄소에 질식
심정지 상태 이송, 구조대도 부상
“안전TF 가동”에도 사고 이어져

포스코 포항제철소 전경. 뉴스1
포스코 포항제철소 전경. 뉴스1
경북 포항시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유해가스 유출로 작업자 등 3명이 중태에 빠졌다. 이달 초 사상자 4명이 발생한 지 보름 만이다. 포스코는 올 초부터 산업재해가 잇따르자 8월 그룹 차원의 ‘안전 경영’을 약속했는데, 이후로도 사고가 이어지면서 헛구호에 그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경찰과 소방 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40분경 포항제철소 STS 4제강공장에서 슬러지를 청소하던 50대 용역업체 작업자 2명과 40대 포스코 직원 1명이 가스를 흡입해 쓰러졌다. 슬러지는 철강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이다. 당국은 여기서 발생한 유해가스인 일산화탄소에 작업자가 질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작업자 3명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다. 이후 심박이 돌아왔으나 중태에 빠진 상태다. 포스코는 사고 당시 제철소 내 자체 소방대를 출동시켜 구조에 나섰는데, 현장에 도착한 대원 3명도 구급활동 중 유해가스를 흡입했다. 이들은 경상자로 분류됐으나 호흡곤란을 호소해 고압산소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안전관리 매뉴얼을 통해 방독면 착용 여부 등 안전 수칙을 제대로 지켰는지 확인하고 자세한 사고 원인을 파악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올해 포스코그룹 사업장 내 사망 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1월 포스코이앤씨의 경남 김해시 아파트 신축 현장에서는 50대 근로자가 추락해 사망했다. 3월에는 포항제철소에서 수리 작업을 하던 작업자 1명이 설비에 끼여 숨졌다. 이후 4월부터 7월까지 포스코이앤씨의 도로 공사 현장과 광양제철소 등에서 3건의 붕괴 등 안전사고가 발생해 근로자 3명이 목숨을 잃었다. 사고가 반복되자 이재명 대통령은 7월 29일 국무회의에서 “반복적인 사고는 죽음을 용인하는 것이다.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 아니냐”며 강하게 질타했다.

이에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안전 혁신을 내세워 8월 1일부로 그룹 안전특별진단 테스크포스(TF)를 가동하고 안전 전문 자회사 포스코세이프티솔루션을 설립했다. 하지만 3개월여 만인 이달 5일 포항제철소에서 유해가스 누출로 인해 1명이 사망하고 3명이 다친 데 이어 보름 만에 또다시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지역의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불과 얼마 전 포항제철소에서 인명 사고가 있었는데 또 사고가 났다는 건 안전에 대한 인식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것”이라며 “포스코그룹이 근본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유해가스#작업자 사고#산업재해#안전특별진단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