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서울 동대문구 한국외국어대학교 사이버 관에서 열린 한국벤처창업학회 2025 추계학술대회에서 패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한국벤처창업학회 제공.
국내 벤처 시장의 장기적인 성장 잠재력을 유지하기 위해 스타트업에 대한 초기 투자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특히 정부 기관이나 기업이 꼭 필요한 실전형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선 미국의 ‘인큐텔(In-Q-Tel)’ 처럼 단기적인 수익성에 연연하지 않는 정부 주도 비영리 벤처캐피털 모델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벤처창업학회(회장 이우진 국민대학교 교수)는 ‘AIX 시대, 스타트업의 새로운 기회’를 주제로 2025 추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고 14일 밝혔다. 지난 8일 서울 동대문구 한국외국어대학교 사이버 관에서 열린 학술대회는 인공지능(AI) 기술이 스타트업 생태계와 결합해 만들어낼 새로운 산업 기회와 혁신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박사 컨소시엄을 시작으로 개회식, 창업 대상 시상식, 기조 강연, 8개 학술 세션 등이 진행됐다.
기조 강연은 이화영 LG AI 연구원 상무가 ‘Create More Business Values with LG EXAONE, Artificial Expert Intelligence’를 주제로 발표했다. 학술 세션은 △오픈이노베이션 △AIX 트렌드 △스타트업 경영 혁신△창업 교육 △AI 투자 △기술창업 △안트러프러너십 △지속가능성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인사이트를 교환했다.
AI 투자 관련 기획 세션에서는 스타트업 및 투자 기관 정보 업체 더브이씨의 최연진 선임연구원이 자체 데이터를 활용해 ‘AI 투자 동향’을 발표했다. 최 연구원은 중·후기 라운드를 중심으로 소수 기업에 대규모 투자금이 집중되는 ‘쏠림 현상’과 함께, 리벨리온·퓨리오사AI 등 AI 인프라 기업을 중심으로 수천억 원 규모의 메가 라운드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AI 하드웨어부터 모델 및 데이터 인프라, AI 애플리케이션,버티컬 AI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AI 분야의 최신 투자 유치 사례를 공유했다.
이어진 패널 토론에는 변재극 더브이씨 대표, 김종철 인포뱅크 아이엑셀 부대표, 강신형 충남대학교 교수, 전성민 가천대학교 교수,김준익 건국대학교 교수가 참여해 AI 벤처 투자와 관련한 다양한 시각을 공유했다.
변 대표는 최근 투자 시장 침체로 단기적 수익성이 중시되며 초기 단계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위축됐다고 지적했다. 초기 투자 감소가 국내 벤처 시장의 장기 성장 잠재력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AI뿐 아니라 딥테크 유니콘을 육성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큰 상황에서 단순 수익성이 아니라 정부 기관의 실전 활용을 목표로 두는 투자 모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첨단 분야 초기 투자자인 미국의 인큐텔과 같은 정부 주도 비영리 벤처캐피털 모델이 국내 벤처 투자 생태계에도 활성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변 대표는 “수익성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 모태펀드 기반의 투자는 첨단 산업 투자에 한계가 있다”며 “한국에도 팔란티어와 같은 기업이 나올 수 있도록 AI, 사이버보안, 국방, 우주기술 분야의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는 한국형 인큐텔을 고민해 볼 시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