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1만5000명-항모, 베네수엘라 앞 배치… 마두로 정부 “체제전복 대비” 육해공 훈련

  • 동아일보

美, 파나마 침공 이후 긴장 최고조
콜롬비아는 “美와 마약협정 중단”

미군이 베네수엘라 마약운반선을 격침하는 장면. (출처: 도널드 트럼프 트루스 소셜 동영상 캡처) 뉴시스
미군이 베네수엘라 마약운반선을 격침하는 장면. (출처: 도널드 트럼프 트루스 소셜 동영상 캡처) 뉴시스
중남미의 마약 카르텔을 뿌리 뽑겠다며 베네수엘라, 콜롬비아 등을 압박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가 세계 최대 항공모함인 제럴드포드함을 남미로 보냈다. 베네수엘라는 이를 ‘체제 전복 위협’으로 간주하고 전쟁 대비에 나서면서 중남미 전역이 격랑에 휩싸였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1989년 파나마를 침공한 후 36년 만에 일대의 군사 긴장이 최고조로 높아졌다고 평가한다.

11일 미국 해군은 제럴드포드함이 이끄는 항모 전단이 베네수엘라 인근 카리브해의 작전 구역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전쟁)장관은 앞서 지난달 24일 유럽에서 활동 중인 포드함의 남미 배치를 명령했다. 국방부 측은 “마약 밀매를 차단하고, 초(超)국가적 범죄 조직을 약화하고 해체하는 기존 역할을 강화할 것”이라고 배치 이유를 밝혔다.

승조원 4000여 명이 탈 수 있는 포드함에는 슈퍼호닛 전투기 편대, 첨단 조기경보통제기 편대 등 최첨단 정예부대 전력이 있다. 전단에는 항모 외에도 9개 비행중대, 미사일 구축함, 통합 방공·미사일 지휘함 등이 포함된다. 이로써 베네수엘라 내 목표를 공격할 수 있는 미국의 해상 전력은 더욱 강화됐다. CNN은 카리브해에 집결한 미군 병력이 약 1만5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베네수엘라 측은 “(미국) 제국주의의 위협에 대한 대응”이라며 12일까지 육군, 공군, 해군, 예비군 부대가 공동 훈련을 실시한다고 맞섰다. 특히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미국의 무력 증강이 자신에 대한 정권 교체 시도라며 반발하고 있다. 그가 러시아에 군사 지원도 요청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이 전했다. 조지 부시 전 행정부는 1989년 12월 2만7000명의 미군을 투입해 파나마의 독재자 마누엘 노리에가를 축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워싱턴=AP/뉴시스
다만 미국의 이런 행보가 주권 침해라는 우려도 상당하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올 9월부터 현재까지 마약 운반선으로 의심되는 중남미 선박을 최소 19차례 공습했다. 이로 인해 76명이 숨졌다.

반(反)트럼프 성향이 강한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은 11일 ‘X’에 “미국이 마약 운반 의심 선박에 대한 공격을 중단할 때까지 미국 보안 기관과의 협정을 종료해야 한다”고 썼다. 콜롬비아는 미국의 오랜 우방이었지만 2022년 페트로 대통령이 집권한 후 사이가 멀어졌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페트로 대통령을 ‘마약 수장’이라 칭하며 콜롬비아에 지급하던 마약 퇴치 지원금 지급을 중단했다. 미국의 핵심 우방인 영국, 캐나다 또한 카리브해에서의 관련 정보 공유를 중단했다고 CNN이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항공모함#베네수엘라#콜롬비아#제국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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