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 마케팅’으로 인기 얻자…업계서 ‘인민’ 모방 줄이어
관영지 “정치적·공공 의미 담은 단어…모독·남용 안돼” 제동
인민커피관에서 판매하는 라떼. 뉴스1
중국에서 애국심 마케팅으로 유명해진 카페 체인점이 당국의 제동에 결국 브랜드명을 변경했다.
10일 중국 인민망 등에 따르면 최근 중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카페 체인 ‘인민커피관’을 운영하는 ‘야오차오 문화전파유한공사’는 성명을 발표하고 “언론과 많은 네티즌들의 비판과 제안에 대해 진심으로 경청하고 진지하게 수용해 적극적으로 시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브랜드 창립 초심은 ‘인민’이라는 두 글자를 존중하고 소중히 여기는 것으로, 등록 상표 규범에 따라 각 상황에서 엄격하게 적용할 것”이라며 “중국 본토 지역의 카페는 ‘야오차오 인민커피관’으로 조정하고 홍콩·마카오 등 해외 지역의 카페는 여전히 ‘인민커피관’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민커피관은 중국 공산당 상징색인 붉은색과 오각별을 인테리어에 활용하고 마오쩌둥의 서체를 따라한 로고와 개혁·개방 이전 스타일의 매장 내부를 꾸미는 등 이른바 ‘홍색 마케팅’으로 인기를 끌었다.
대만을 포함한 중국 지도를 활용하거나 ‘중국’이라는 글자를 활용한 라떼 등은 이 곳의 ‘시그니처 메뉴’로 자리잡았다.
이에 2021년 상하이에 1호점을 낸 야오차오의 ‘인민카페관’은 18개성, 20개시에 약 30개의 직영점을 운영하하는 등 성공을 거뒀다.
‘인민커피관’이 중국 내에서 인기를 끌자 대도시를 포함한 전국에는 ‘궈차오(애국주의)’ 카페들이 성행하기 시작했고, 일부 기업은 ‘인민커피관’을 모방해 가맹사업을 시작해 신규 사업자를 끌어들이기 시작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이에 야오차오는 전국적으로 ‘인민커피관’을 모방한 브랜드, 디자인을 활용한 불법 가맹이 진행되고 되고 있다고 경고하는 성명을 발표했기도 했다.
야오차오가 인민커피관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고 나서자 관영 언론에선 ‘애국 마케팅’이 도를 넘은 것이 아니냐며 압박을 가하기 시작했다.
관영 인민일보 온라인판 인민망은 지난 6일 논평에서 ‘인민커피관’을 두고 “‘인민’이라는 단어는 특정한 사회적 감정과 공공 이익을 담고 있어 모독해선 안 되고, 남용돼선 더욱 안 된다”며 “마케팅에 창의가 있을 수 있지만 한계선이 없으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관영 신화통신도 “‘인민’이라는 단어는 공공적 속성과 정치적 의미가 강하기 때문에 상업적 용도로 사용되면 인민들을 불편하게 만들 수 있다”며 “매장 로고에 ‘인민’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이 법적 기준을 준수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인민커피관’이 상표권 등록을 제대로 마치지 않았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기업 정보 검색 사이트 치차차에 따르면 야오차오는 ‘인민커피관’ 상표권을 여러번 신청했으나 모두 거부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이 회사는 ‘야오차오 인민커피관’, ‘차오 인민커피관’ 등의 상표만 등록된 것으로 파악된다.
현지 언론은 기존에 야오차오가 운영하던 ‘인민커피관’ 매장은 운영을 일시 중단했거나 ‘인민커피관’ 브랜드 앞에 ‘야오차오’ 등을 추가로 삽입해 영업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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