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소 잘못 찾았을 뿐인데”… 청소하러 간 네 아이 엄마, 총 맞고 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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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인디애나주에서 청소업체 직원이 주소를 잘못 찾아갔다가 집주인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 피해 여성은 네 아이의 엄마였으며, 가족은 “무고한 희생에 정의를 세워 달라”고 호소했다. 게티이미지뱅크

ABC방송 등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5일 오전 7시 직전 인디애나폴리스 외곽의 한 주택가에서 일어났다. 중미 과테말라 출신 청소업체 직원 마리아 플로린다 리오스 페레스(32)는 남편과 함께 청소 일을 위해 현장을 찾았지만, 주소를 착각해 다른 집 문을 열려고 시도했다.

바로 그 순간, 집 안에서 발사된 총알이 현관문을 뚫고 페레스의 머리를 관통했다. 그녀는 현장에서 즉사했다.

아내의 죽음을 눈앞에서 목격한 남편 마우리시오 벨라스케스는 현지 방송 인터뷰에서 “총소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는데 아내가 두 걸음 물러서더니 내 품에 쓰러졌고 피가 사방으로 튀었다”며 “(집주인은) 느닷없이 총부터 쏘기 전에 경찰을 먼저 불렀어야 한다”고 울부짖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처음엔 가택 침입 사건으로 보고 출동했지만, 곧 청소업체의 단순 착오였음을 파악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총기를 회수하고 관련자들을 조사했으며, 사건을 검찰로 넘겨 기소 여부를 검토 중이다. 다만 “사안이 민감하다”며 총격범의 신원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 사건이 논란이 되는 이유는 인디애나주의 강력한 ‘스탠드 유어 그라운드(Stand Your Ground)’ 법 때문이다. 이 법은 주택 침입 위협을 느낄 경우 후퇴 의무 없이 총기 등 치명적 무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켄트 이스트우드 분카운티 검사는 “이 조항 때문에 이번 사건은 매우 복잡한 법적 쟁점이 얽혀 있다”고 말했다.

숨진 페레스는 미성년 자녀 네 명을 둔 어머니로 알려졌다. 유족들은 “가족의 생계를 위해 성실히 일하던 사람일 뿐”이라며 “무고한 희생에 정의가 구현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페레스의 남동생은 “누나는 아무런 위협이 되지 않았고 손에는 열쇠밖에 없었다”며 “이런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가해자는 반드시 처벌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주소 착오로 총격을 당하는 비슷한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에도 16세 흑인 소년 랠프 얄이 동생을 데리러 가다 잘못된 집 초인종을 눌러 총에 맞았고, 20세 여성 케일린 길리스 역시 친구 집을 찾다 잘못된 집에 들어갔다가 집주인의 총에 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