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심혈관 등 만성질환자, 美비자 거부될 수 있다”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1월 7일 20시 35분


국무부, 재외공관에 지침 전달
“이민자 치료비 공적 부담 소지”

앞으로 미국 이민 비자를 신청할 때 당뇨병이나 비만 같은 만성 질환이 있으면 비자 발급이 거부될 수 있다고 미국 CBS방송이 6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CBS가 입수한 미 국무부 새 지침에 따르면, 비자 신청자의 건강이 장기적인 의료비 지출을 초래할 수 있다고 판단되면 비자 발급이 거부될 수 있다. 국무부는 “심혈관 질환, 호흡기 질환, 암, 당뇨병, 대사 질환, 신경계 질환, 정신 질환을 포함한 특정 질환들은 수십만 달러의 치료비를 초래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이민자가 미국 사회의 ‘공적 부담(public charge)’이 될 소지가 있는지를 보다 세밀하게 평가하라는 취지에서 이 같은 지침을 마련한 것이다. 또 국무부는 이 같은 지침을 최근 전 세계 대사관과 영사관에 전달했다.

특히 국무부는 비만, 천식, 수면 무호흡증, 고혈압 등도 비자 발급 시 참고해야 할 항목으로 추가했다. 전 세계 인구의 약 10%가 당뇨병을 앓고 있고, 심혈관 질환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흔한 사망 원인이다.

그동안 결핵과 같은 전염병 여부, 예방접종 이력 등은 미 비자 심사 과정에서 확인해왔지만 이번엔 만성질환까지 평가 범위에 포함된 것이다. 신청자 개인의 건강뿐 아니라 가족 구성원의 질환 여부도 심사에 반영된다. 새 지침은 부양가족 중 장애나 만성질환이 있어 신청자가 고용을 유지하지 못할 우려가 있다면 가족의 건강 상태도 비자 발급 판단에 포함하도록 지시했다.

이에 따라, 비자 심사관은 신청자가 미국 정부의 도움 없이 평생 의료비를 자력으로 부담할 수 있는 재정 능력이 있는지도 확인하게 된다. 해당 지침은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집권 2기 들어 이민 관련 규정을 강화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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