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강 바라보며 자연속 근무… 당일 여행지서 머무는 마을로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1월 5일 03시 00분


[지역 살리는 관광벤처] 〈1〉 ‘워케이션 허브’ 꿈꾸는 가평
관광公 ‘BETTER里’에 가평 선정
관광 스타트업과 협업 인프라 마련
워케이션센터 임시 오픈에도 ‘북적’

경기 가평군 설악면 조항마을에서 귀촌 체험형 ‘일편단쉼’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한국농산어촌네트워크 제공
경기 가평군 설악면 조항마을에서 귀촌 체험형 ‘일편단쉼’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한국농산어촌네트워크 제공
지난달 30일 경기 가평군에 있는 ‘자라섬 워케이션 센터’.

북한강이 보이는 통유리창 안 실내엔 노트북을 편 채 업무를 보는 이들이 상당했다. 휴양지에서 일(Work)과 휴가(Vacation)를 함께 할 수 있게 만들어진 장소답게, 업무를 마친 몇몇은 북한강을 따라 산책을 가기도 했다. 한 이용객은 “자연 속 공간에서 기분 좋게 일하고, 쉬고 싶을 땐 휴식을 취할 수 있어 힐링이 된다”며 “센터 근처에 사는 분들이 부럽다”고 했다.

자라섬 워케이션 센터는 한국관광공사의 ‘BETTER里(배터리)’ 사업을 통해 정식으로 문을 열었다. 해당 사업은 인구감소지역에 스타트업을 유치해 지역 활력을 높이고자 마련됐다. 2023년부터 경북 영주시, 충북 제천시 등 전국 7개 지역에서 시행하고 있는데, 가평은 올해 신규 대상지로 선정됐다. 현재 7개의 관광 스타트업이 가평군에서 활발하게 사업을 벌이고 있다.

‘BETTER里’ 사업의 목표는 수도권 당일치기 여행 이미지가 굳은 가평을 ‘체류형 여행지’로 탈바꿈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예약 플랫폼을 운영하는 ‘디어먼데이’와 워케이션 전문 기업 ‘스트리밍하우스’가 협업해 일과 숙박, 축제를 즐기는 인프라를 마련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인 자라섬 워케이션 센터는 8월 가오픈 이후 9, 10월 이용객이 100명을 넘었다.

참여 기업들이 주력한 또 다른 분야는 ‘액티비티’. 자라섬과 아침고요수목원 등 자연이 풍부한 지역 특색을 살리려는 의도다. 이를테면, 러닝 전문 기업 ‘문카데미’는 9월 28일 열렸던 ‘가평자라섬 전국마라톤대회’와 연계해 원데이 상품을 선보였다. 이용객들은 참가 신청부터 전문 코치와 함께하는 사전 훈련, 완주 기념 만찬 등을 즐길 수 있었다.

1500만 반려인 시장을 겨냥한 프로그램도 눈길을 끈다. 반려동물 여행 기업 ‘반려생활’은 가평의 대표 상품인 이른바 ‘빠지’(수상레저)를 반려견과 함께 즐기는 ‘가평 댕댕이 빠지 체험’을 7∼9월 운영했다. 구명조끼를 입은 강아지가 보트를 타는 모습이 소셜미디어에서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강종순 한국관광공사 관광기업창업팀장은 “기업들의 프로젝트가 시너지 효과를 내며 장기 체류하는 관광객들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BETTER里’ 사업은 단발성에 그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첫해는 관광공사가 이끌어 가지만, 이듬해부터는 지방자치단체가 주도적으로 사업을 이끌어 나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특히 한국농산어촌네트워크의 ‘일편단쉼’은 이런 의미에서 지역 상생형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가평에 정착하기를 희망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숲 명상 등 귀촌 체험형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프로그램이다. 일회성 방문이 아니라 ‘살아 보기형 관광’을 제안하는 것. 사업이 끝난 뒤에도 마을이 직접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도록 적극 돕고 있다.

김소민 한국농산어촌네트워크 대표는 “마을이 상품 개발부터 운영까지 모두 경험하며 운영 주체가 되는 협업 체계를 만든 게 가장 큰 수확”이라며 “이러한 모델이 계속해서 사업을 지속할 동력이자 자산이 될 것”이라고 했다.

#자라섬 워케이션 센터#BETTER里 사업#가평군#체류형 여행지#스타트업 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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