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세에 첫 승 김재호 “죽을때까지 골프치는 사람이 목표”

  • 동아일보

KPGA투어 렉서스 마스터즈
김용희 롯데 2군 감독의 아들
‘데뷔 18년’ 210번째 대회서 정상
옥태훈, 제네시스 대상 조기 확정

‘미스터 자이언츠’ 김용희 프로야구 롯데 2군 감독의 아들 김재호가 2일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렉서스 마스터즈에서 데뷔 17년 만에 우승한 뒤 롯데 유니폼을 입은 채 우승 트로피를 들어 보이고 있다. KPGA투어 제공
‘미스터 자이언츠’ 김용희 프로야구 롯데 2군 감독의 아들 김재호가 2일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렉서스 마스터즈에서 데뷔 17년 만에 우승한 뒤 롯데 유니폼을 입은 채 우승 트로피를 들어 보이고 있다. KPGA투어 제공
2일 경기 여주시 페럼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렉서스 마스터즈 16번홀(파3)에서 선수들은 자신이 직접 선정한 배경 음악을 틀고 입장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데뷔 18년 차인 김재호(43)는 프로야구 롯데 응원곡 ‘영광의 순간’을 선택했다. 그리고 아버지 김용희 롯데 퓨처스(2군) 감독의 이름과 등번호 99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치렀다.

그리고 이날 김재호는 KPGA투어 210번째 출전 대회에서 골프 인생 최고의 ‘영광의 순간’을 맞이했다. 전날까지 공동 선두였던 김재호는 이날 샷이 흔들리며 버디 2개와 보기 5개를 묶어 3오버파 75타를 쳤다. 하지만 마지막 18번홀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최종합계 2언더파 286타로 황중곤 최진호 이유석 등 세 명과 연장 승부에 돌입할 수 있었다.

연장전에서의 김재호는 다시 페이스를 찾았다. 나머지 세 선수가 파를 기록하는 동안 혼자 버디를 잡아내며 정상에 올랐다. 꿈에 그리던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김재호는 감격의 눈물을 쏟았다. 우승 순간 가장 먼저 떠올린 사람은 역시 아버지 김 감독이었다. 김재호는 “이 모든 게 다 아버지 덕분이다. 부모님께 감사하고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1982년 1월생인 김재호는 43세 9개월 4일의 늦은 나이에 정규 투어 첫 우승을 따냈다. KPGA투어 역대 최고령 첫 우승 기록이다. 이날 우승으로 김재호는 역대 9번째 KPGA투어 최고령 우승 기록을 세웠다. 역대 8번째 나온 40대 선수 우승이기도 하다. 우승 상금은 2억 원.

김재호는 “사실 나이가 들면서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다. 체력적으로나 힘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데 가끔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경우가 있었다. 그래서 점점 더 우승은 힘들 것이라 생각했다”고 했다. 그런 그를 붙잡아 준 사람은 자신을 골프의 길로 이끈 아버지였다. 김재호는 “아버지는 내가 이렇게 프로 골퍼로 활동하는 것을 좋아하신다. 야구 선수는 골프 선수보다 더 열심히 훈련한다고 말씀하신다. 항상 포기하지 말고 더 열심히 하라고 해주셨다”며 고마움을 표현했다.

마침내 첫 승의 숙원을 푼 김재호는 “친한 동료들에게는 미국프로골프(PGA) 챔피언스투어에 가는 것이 목표라고 말해 왔다. 퀄리파잉(Q)스쿨이 사라지면서 목표 달성이 어려워지긴 했다. 그 대신 죽을 때까지 오래 골프를 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33년 만에 시즌 4승 도전에 나섰던 옥태훈(27)은 정상에 오르진 못했지만 제네시스 대상을 조기 확정했다. 옥태훈은 이날 최종합계 이븐파 288타를 기록하며 공동 7위로 대회를 마쳤다. 이번 대회에서 공동 27위 이상의 성적을 내면 대상 수상을 확정할 수 있었던 옥태훈은 톱10에 들면서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 결과와 상관없이 대상을 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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