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30일 경북 경주 APEC 정상회의장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30일 이재명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앞으로 ‘셔틀 외교’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며 “다음번에는 (이 대통령을) 일본에서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셔틀외교 순서상 대한민국이 일본을 방문할 차례”라며 “일본의 수도 도쿄가 아닌 지방 도시에서 뵙길 바란다”고 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오후 경북 경주 화백컨벤션센터에서 이 대통령과 회담한 직후 일본 취재진과 만나 “한일 관계, 그리고 한미일 관계에서 협력을 확실히 해나가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의견이 일치했다”며 “이 부분이 매우 의미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30일 경북 경주 APEC 정상회의장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그는 “대통령과의 사이에서는 이웃 나라이기 때문에 서로 입장이 다른 부분이나 시각 차이가 있지만, 이를 리더십으로 관리해 한일 국교 정상화 이후 쌓아온 한일 관계의 기반 위에서 미래 지향적이고 안정적인 (관계) 발전을 해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일 양국 정부 간의 긴밀한 협의를 앞으로도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며 “매우 즐겁고, 또 의미 있는 회담이었다”고 덧붙였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30일 경북 경주 APEC 정상회의장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과 한일 정상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다카이치 총리는 비공개 회담에서 “한일이 안보·경제·사회 분야에서 폭 넓은 관계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밝혔다고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이 전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한일관계의 중요성에 공감한다. 서로 의지하며 함께 할 필요가 있다”며 “한일 양국이 민주주의 가치와 질서를 공유하는 만큼 경제, 사회, 안보, 민간 교류를 통한 관계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한일이 앞마당을 공유하는 너무 가까운 사이이다 보니 가족처럼 정서적으로 상처를 입기도 하는 것 같다”며 과거사를 둘러싼 갈등을 간접적으로 언급했다. 이에 다카이치 총리도 공감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30일 경북 경주 APEC 정상회의장에서 한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이 대통령은 “문제와 과제가 있다면 문제는 문제대로 풀고, 과제는 과제대로 해 나가야 한다”며 과거를 직시하되 미래지향적 협력 관계로 나아가자는 기조를 재확인했다.
이날 오후 6시 2분부터 41분 간 진행된 한일 정상회담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대학 시절 헤비메탈 밴드 드러머로 활동하고 평소 스쿠버다이빙과 오토바이를 좋아하는 다카이치 총리를 향해 “다카이치 총리는 저의 꿈을 모두 실현했다. 드럼, 스킨스쿠버, 오토바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좌중은 웃음을 터뜨렸다.
이 대통령은 다카이치 총리가 취임 기자회견에서 좋아한다고 밝혔던 한국 화장품과 김을 선물했고, 다카이치 총리는 이 대통령의 고향인 경북 안동시와 자매 결연을 맺은 일본 가마쿠라시에서 제작된 바둑알과 바둑통을 이 대통령에게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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