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 원장이 주중 한국대사로 취임했다. 9개월간 공백이 이어진 뒤 부임한 그는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꾸준히 노력하면 결국 이룰 수 있다는 의미를 가진 고사성어 ‘우공이산(愚公移山)’을 언급하며 양국 관계의 현실을 신중하게 짚었다.
노 대사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스탠퍼드대 정치학 석사, 조지타운대 법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한·중 문화 사업을 돕는 동아시아문화센터 원장과 중국 청두시 국제자문단 고문을 맡고 있으며 한중관계미래발전위원회 사회분과위원장을 역임하는 등 중국과 활발하게 교류했다.
노 대사는 미·중 갈등이 지속되는 지정학적 난제와 양국 국민 간의 인식과 감정의 격차를 마주하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한국 사회에서는 반중 감정이 확산하고 있으며 온라인을 중심으로 왜곡된 정보가 퍼지면서 불신이 커지는 양상이다. 이병훈 중앙대 교수는 “외부의 적을 설정해 내부 결속을 강화하려는 경향은 정치와 사회의 본능적 반응”이라며 “이는 외교 실패라기보다 사회 내부의 경보음”이라고 진단했다.
노 대사는 한중 우호 협력 관계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첫 과업은 이달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이펙) 정상회의 계기에 있을 한·중 정상회담이다. 이에 따라 에이펙 기간 방한하는 시 주석과 이재명 대통령의 정상회담 관련 일정을 조율하는 업무에 우선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