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장애 환자, 4년새 44.5% 급증…예방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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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4월 13일 18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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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황장애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4년새 44.5% 늘어 한 해 2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 보면 40대 환자가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건강보험 진료 데이터를 분석한 2017~2021년 공황장애(F41.0)의 건강보험 진료 현황을 13일 발표했다.

발표 자료에 따르면 공황장애 진료 인원은 2017년 13만8736명에서 2021년 20만540명으로 6만1804명(44.5%) 증가했다. 연평균 증가율은 9.6%다.

2021년 공황장애 환자의 연령대별 진료인원 구성비를 살펴보면 40대가 23.4%(4만6924명)로 가장 많았다. 이어 △50대 19.2%(3만8519명) △30대 18.3%(3만6722명) 순이었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박재섭 교수는 40대 이상 환자가 많은 이유에 대해 “일반적으로 공황장애는 초기 성인기에 발병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국내에서 40대에 공황장애 환자가 많은 것은 초기 성인기에 치료하지 않고 악화된 후에야 뒤늦게 진료를 시작하거나 초기에 꾸준히 치료하지 않아 만성화하거나 재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일 수 있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이어 “40대가 다양한 사회적, 경제적 스트레스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발병이나 재발이 많고, 고혈압·당뇨 등 다양한 건강 문제로 병원 진료의 기회가 많아지면서 함께 치료를 시작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인구 10만 명당 공황장애 진료 인원은 390명으로 나타났다. 2017년 272명 대비 43.4% 증가한 것이다. 남성은 2017년 253명에서 2021년 347명(37.2%)으로 증가했고, 여성은 2017년 292명에서 2021년 433명(48.3%)으로 늘어났다.

공황장애 총 진료비는 910억 원으로 파악됐다. 2017년 대비 83.5%(414억 원) 증가한 수치다. 연평균 증가율은 16.4%로 나타났다.

박 교수에 따르면 공황장애는 갑작스럽게 심한 불안을 느끼며 죽을 것 같은 두려움이 느껴지는 공황발작을 특징으로 한다. 공황발작이 다시 일어나는 것에 대한 예기불안, 공황발작이 생길만한 상황에 대한 회피행동이 함께 나타날 수 있다.

흔히 갑작스레 죽을 것 같은 극심한 공포를 느껴 심장마비 등을 걱정해 응급실에 가지만 아무런 이상을 발견하지 못해 여러 진료과에서 검사를 하다 원인을 찾지 못해 정신건강의학과에 내원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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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황장애 발병에는 다양한 요인이 함께 작용한다. 심리적인 스트레스나 신체적 질환, 과로 또는 음주나 카페인 섭취 등 다양한 이유로 신체 감각이 예민해진 상태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뇌에 불안과 공포를 담당하는 편도(amygdala), 전상대상피질(anterior cingulated cortex) 등의 과도한 활성이나 불안 조절과 관련된 노아드레날린이나 세로토닌 등 신경전달물질의 이상도 원인의 하나로 여겨진다.

공황장애의 주요 증상은 △가슴 두근거림 △식은땀 △몸의 떨림 △숨이 안 쉬어지거나 답답한 느낌 △질식할 것 같은 느낌 △흉통 또는 가슴 불편감 △메스꺼움 또는 복부 불편감 △어지럽거나 멍한 느낌 △춥거나 화끈거리는 느낌 △감각 이상 △비현실감 △스스로 통제할 수 없을 것 같은 불안감 △죽을 것 같은 공포 또는 증상이 없을 때도 공황 발작이 일어날 것에 대한 지속적인 걱정 등이다.

박 교수는 “갑작스럽게 극심한 공포 또는 고통이 느껴지면서 4가지 이상의 증상이 함께 나타나면 공황발작을 의심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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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황장애를 100%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아직까지 알려진 게 없다. 다만 일반적인 건강 생활 수칙을 잘 지키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예방 효과를 가질 수 있다. 규칙적인 운동이나 취미, 휴식 등을 통해 스트레스나 신체적 긴장이 쌓이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박 교수는 “지나친 음주나 카페인 섭취 또한 자율신경계 균형을 무너뜨릴 수 있어 피하는 것이 좋다”며 “또한 자율신경계는 감정과 밀접한 영향을 주고받으므로 부정적 감정을 억누르기보다는 적절한 방법으로 표현하고 해소하기 위해 연습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

공황장애 치료 시기를 놓치면 자주 재발하거나 일상 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만성화될 우려가 있다. 심해지면 사회 생활, 직업 활동을 하지 못하게 되면서 심한 우울증에 빠질 수 있다.

박 교수는 “(환자들이) 약물 치료에 대한 거부감으로 치료를 미루는 경우가 많다”며 “질병 초기에는 ‘인지행동치료’나 최근 신의료기술로 인정된 ‘가상현실 노출치료’ 등 비약물치료로도 치료가 가능하니 방치하지 않고 초기에 치료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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