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나훈아가 은퇴를 앞두고 연 마지막 콘서트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 이후 벌어진 일련의 사태를 두고 정치권 전체를 작심 비판했다.
11일 가요계, 콘서트 후기 등에 따르면 나훈아는 전날 서울 올림픽공원 케이스포(KSPO)돔에서 열린 전국 투어 ‘2024 고마웠습니다-라스트 콘서트(LAST CONCERT)’ 서울 공연 첫날 무대에서 정치인들을 겨냥해 “지금 하는 짓거리가 국가와 국민을 위한 것이냐”라고 맹비판했다.
그는 “이제 그만두는 마당에 아무 소리 안 하려고 했는데 내가 요새 방향 감각이 없다. 오른쪽이 어데고, 왼쪽이 어데고. 내 팔의 왼쪽과 오른쪽이 어디냐”라고 물었다. 이어 “왼쪽이 오른쪽을 보고 ‘잘못했다’고 생난리를 치고 있다”면서 왼쪽 역시 잘한 게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어릴 적 나이 차이가 적은 형과 나는 노상 싸웠다. 글도 모르시던 우리 어머니는 ‘둘 다 바지 걷어라’ 하셨다. 아무것도 모르시는 우리 어머니도 이 세상을 두 개의 논리로 나누지 않고 ‘형제가 싸우면 안 된다’라고 하셨다. 묻고 싶다. 너희가 지금 하는 꼬라지가 정말 국가와 국민을 위해 하는 짓거리인가”라고 꼬집었다.
나훈아는 탄핵 정국에서 대립하는 국민과 국회 상황을 집중적으로 보도하는 언론을 향해서도 한마디 했다. 그는 “지금 대한민국은 머리 위에 폭탄이 떨어져도 이상할 것이 없는 나라다. 이걸 생중계하고 있으면 북한의 김정은만 좋아한다”라며 “지금은 정치하는 이들은 국방 이야기와 우리가 먹고 사는 경제 생각을 해야 한다”라고 했다.
앞서 나훈아는 비상계엄 사태 직후인 지난해 12월 7일 대구 엑스코 동관에서 열린 콘서트에서도 쓴소리한 바 있다.
그는 “요 며칠 전 밤을 꼴딱 새웠다, 공연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이 됐다”라며 “집회가 금지된단다, 우짜면 좋노 싶더라”라고 했다. 나훈아는 “새벽에 계엄 해제가 되는 걸 보고 술 한잔하고 잤다”라며 “국회의사당이 어디고? 용산은 어느 쪽이고? 여당, 여당 대표 집은 어디고?”라고 말했다.
한편 나훈아는 지난해 2월 가요계 은퇴를 선언한 후 1년 동안 전국 투어 콘서트를 열고 작별 인사를 해왔으며, 이번 서울 콘서트를 끝으로 마이크를 내려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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