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1깡…비, 뜻밖의 ‘왕의 귀환’

윤여수 기자 , 유지혜 기자 입력 2020-05-22 06:57수정 2020-05-22 06:57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1일 3깡을 아십니까?’ 가수 비가 2017년 발표한 ‘깡’이 뒤늦게 화제다. 최근 온라인상에서 ‘깡’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비를 향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사진출처|‘깡’ 뮤직비디오 캡처
■ 가수 비의 2017년 노래 ‘깡’ 뮤비 누적 조회수 954만회 육박

당시 조롱받았던 곡 ‘역주행’ 대박
깡 패러디 봇물·‘깡팸’ 신조어 등장
“자존감 높은 ‘긍정 에너지’ 통했다”


‘다시 돌아왔지/내 이름 레인(RAIN)/…/왕의 귀환/15년을 뛰어 모두가 인정해 내 몸의 가치/…/타고난 이 멋이 어디가/…/난 꽤 많은 걸 가졌지/….‘(노래 ’깡‘)

스스로 ‘왕’이라며 ‘꽤 많은 걸 가졌다’는 허세의 사내. 고릴라처럼 크고 격렬한 몸짓. 랩과 댄스, 발라드를 오가는 편곡의 어색함. 시종 비장한 표정. 사람들은 반기지 않았다. 오히려 ‘너의 영광이 이미 빛바랜 걸 모르느냐’며 비웃었다. 3년 만에 돌아온 사내의 ‘쿨’한 표정을, 세상은 ‘1일 1깡!(하루 한 번 가수 비의 ’깡‘ 뮤직비디오를 본다)’이라며 반기고 있다.


● ‘조롱’에서 ‘역주행’ 인기로

관련기사

‘깡’은 비의 2017년 12월 앨범 ‘마이 라이프애(MY LIFE愛)’ 타이틀곡이다. 비는 2002년 ‘나쁜 남자’로 데뷔해 이듬해 ‘태양을 피하는 방법’, 2005년 ‘잇츠 레이닝(‘It’s Raining)’, 2008년 ‘레이니즘(Rainism)’ 등으로 큰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2010년대엔 큰 성공작이 없었다. ‘깡’도 마찬가지였다. 심지어 뮤직비디오는 트렌드를 한창 비껴간 실패작으로 비쳐 유튜브 댓글창에서 누리꾼 사이에 ‘조롱’의 대상이 됐다.


압권은 1일 “‘깡’ 조사 나왔다. 2020년 5월1일 오전 10시 기준 비(RAIN)-깡 GANGOfficialM/V 조회수 6,859,592회다. 39.831UBD다”는 통계청 관계자의 댓글이었다. ‘UBD’는 비의 주연작인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의 총 17만 관객 수치를 조롱한, ‘1UBD=17만’의 의미다. 논란이 일자 통계청이 사과하면서 ‘깡’이 새삼 화제에 올랐다.

사진출처|케이팝레이더 캡처

하지만 인기는 이미 온라인상에서 발화했다. 지난해 11월과 올해 3월 한 여고생 유튜버가 뮤직비디오를 패러디한 ‘1일 1깡 여고생의 깡(Rain-Gang) cover’ 영상이 250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달 4일 유튜브 채널 ‘문명특급’도 ‘숨듣명(숨어 듣는 명곡)’으로 소개했다. 수천건에 불과했던 뮤직비디오 유튜브 조회수가 급증했다. 다양한 패러디물과 ‘깡팸’(깡 패밀리) 등 신조어가 나왔다.

절정은 16일 MBC ‘놀면 뭐하니?’였다. 비가 출연했다. 유튜브 등 케이팝 가수들의 온라인 팬덤 지표를 집계하는 케이팝 레이더에 따르면 뮤직비디오는 14일 6만7000여건에서 15일 21만·16일 31만·17일 47만6000여건으로 치솟았다. 이후에도 하루 평균 26만여건에 달한다. 인기 아이돌 스타들 틈에서 21일 현재 누적 954만여 조회수로 43위에 올랐다.

● 긍정의 에너지를 안기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트렌드가 지난 콘셉트로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비판과 조롱이 젊은 콘텐츠 소비자에게는 또 다른 즐거운 놀이가 됐다”고 봤다. ‘댓글놀이’, ‘영상과 사진, 그림 등 온라인상 유행 콘텐츠’를 뜻하는 ‘밈(Meme)’의 전형이라는 시선이다.

‘놀면 뭐하니?’ 속 비의 모습도 긍정의 에너지로 다가왔다. 비는 “(뮤직비디오가)요즘 사람들이 보기 별로였던 거다. 댓글도 재미있다”며 ‘입술 깨물기·윙크 금지’ 등 오랜 팬이 온라인을 통해 건넸다는 이른바 ‘시무 20조’에 대해 ‘쿨’하게 반응했다. “아직 목마르다, 더 들어주셨으면 좋겠다”고 애정을 당부한 그는 “1일 3깡은 해야 한다”며 웃었다.

시청자들은 “자존감이 높다” “존경한다” 등 박수를 보냈다. 정 평론가는 “비와 함께 즐기는 차원의 소통”이라고 말했다. ‘무대를 다시 한번 적시지/레인 이펙트/나비효과’라는 ‘깡’의 노랫말처럼 다시 팬들 앞에 나설 비에게 기대의 시선이 쏟아지는 이유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