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석인지, 유산슬인지 저도 가끔 헷갈려요”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12월 20일 06시 57분


19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중식당에 나타난 유산슬(유재석). 인기 요인으로 “친근함과 흥”을 꼽은 그는 출연 중인 MBC ‘놀면 뭐하니?’ 제작진이 자신 모르게 마련한 깜짝 기자간담회에도 스스럼없이 다가왔다. 사진제공|MBC
19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중식당에 나타난 유산슬(유재석). 인기 요인으로 “친근함과 흥”을 꼽은 그는 출연 중인 MBC ‘놀면 뭐하니?’ 제작진이 자신 모르게 마련한 깜짝 기자간담회에도 스스럼없이 다가왔다. 사진제공|MBC
■ 22일 1집 굿바이 콘서트 앞둔 ‘유산슬’

“인기 비결은 친근함과 연출력
유산슬 사인도 따로 만들었죠
트로트 음악 알리는게 내 역할”


“유재석인지, 유산슬인지. 이젠 저도 헷갈려요. 하하하!”

데뷔 99일 만에 뜨거운 인기를 끌고 있는 트로트 가수. 바로 MBC ‘놀면 뭐하니?’의 주인공인 개그맨 유재석이다. 그는 최근 ‘트로트계의 이무기’ 유산슬이란 활동명으로 새롭게 ‘데뷔’했다.

유재석은 데뷔 29년차 베테랑 방송인이 아닌 ‘신인 유산슬’로 19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중식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도 나섰다. 22일 경기도 일산MBC에서 개최하는 ‘1집 굿바이 콘서트’를 앞두고 열린 자리다.

● “인기 비결? 친근함·흥·연출력”

사실 이날 유재석은 기자회견 개최 사실을 모른 채 식당을 찾았다. 취재진을 맞닥뜨려 당황한 유재석은 그것도 잠시, “프로그램 콘셉트가 딱 이렇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그동안 그가 드럼과 트로트 분야에 도전한 것도 모두 연출자 김태호 PD의 ‘독단적 결정’에 따른 일이었다. 그는 “제작진의 계획을 모르는 상태에서 맞닥뜨리는 상황에 대처해나가는 내 모습이 시청자에게 재미를 주는 것 같다”며 ‘놀면 뭐하니?’의 매력을 꼽았다.

이를 통해 유산슬의 이름으로 11월16일 내놓은 노래 ‘합정역 5번 출구’ ‘사랑의 재개발’은 초등학생인 첫째 아들 지호 군도 “오며가며 흥얼거릴” 정도로 다양한 연령대의 시청자로부터 사랑 받고 있다. 유산슬 캐릭터로 MBC는 물론 KBS와 SBS에 모두 출연해 ‘지상파 방송 3사 통합’도 이뤘다. 그런 유산슬의 인기 비결에 대해 유재석은 “친근함과 흥”을 꼽았다. 그는 “쉬운 활동명에 신나는 노래, 제작진의 연출력이 더해진 결과”라며 “유재석의 입장에서 보자면 ‘그런 일이 일어나겠어?’ 싶은 게 현실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트로트 가수 ‘유산슬’로 활동중인 방송인 유재석. 사진제공|MBC
트로트 가수 ‘유산슬’로 활동중인 방송인 유재석. 사진제공|MBC

● “유산슬, 평생 기억할 캐릭터”

애시청자들은 유재석과 유산슬을 철저히 개별적 존재로 구분하는 제작진의 ‘세계관’을 존중해 ‘유산슬 팬클럽’도 따로 만들었다. 일각에서는 유산슬이 29일 MBC 방송연예대상의 유력한 신인상 후보라는 관측까지 내고 있다. 두 이름을 오가는 유재석도 “나조차 많이 혼란스럽다”고 고백했다. 한 시청자의 성화에 유산슬 사인도 따로 만들었다는 그는 “이런 상황이 신기하고 재미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유재석은 유산슬 활동 덕분에 29년 방송 경력에서도 쉽게 경험하지 못한 일들을 해냈다. 트로트 가수들이 꼭 거친다는 지방 행사, 휴게소 버스킹 공연 등이 그렇다. 그동안 시청자와 가깝게 소통할 기회가 없었던 그는 각종 무대를 통해 “처음으로 생동감과 에너지”를 얻었다. 이는 곧 “새로운 포맷에 도전하는 원동력”으로도 이어졌다. 그런 의미에서 유산슬은 “평생 기억해야 할 캐릭터”라고 애틋함을 드러냈다.

동시에 트로트를 향한 애정도 전했다. 유재석은 “나는 가수 진성, 작곡가 박현우 등 여러 대가들의 ‘특혜’를 받은 신인”이라며 “‘놀면 뭐하니?’가 트로트가 얼마나 신나고 즐거운 음악인지를 대중에 알리는 계기로 작용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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