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에 간 ‘기생충’…세계를 사로잡았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5월 22일 17시 41분


코멘트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봉준호 감독이 단연 독창적인 언어로, 가장 보편적인 이야기의 힘을 과시했다. 스타일은 진일보했고, 주제의식은 더 뚜렷해졌다. ”봉준호가 ‘정점’에 이르렀다”는 호평은 8분간의 ‘관례적’ 기립박수를 넘어 환호의 극찬으로 이어졌다.

제72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작 ‘기생충’(제작 바른손에앤에이)이 22일 오전 5시(이하 한국시간) 영화제 메인 상영관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베일을 벗고 ‘날카로운 우화’의 탄생을 알렸다. 빈부격차의 사회적 계급 문제를 담은 영화는 탁월한 완성도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보편적으로 공감할 만한 메시지를 블랙코미디로 완성해 3000여 관객의 열렬한 반응을 이끌어냈다. 이에 수상 가능성이 더욱 높게 점쳐지고 있다.

● 감독·배우들 입장부터 터진 ‘박수갈채’

봉준호 감독과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등 주연배우들이 극장에 등장하자 객석에서는 박수가 터져 나왔다. 기대감의 반영이었다. 달아오른 분위기는 131분의 상영시간 내내 가라앉지 않았다. ‘기생충’을 “가족 희비극”으로 규정한 감독의 설명처럼 블랙코미디로 무장한 초반부, 객석에서는 끊임없이 웃음이 터졌다. 중반 이후 작품의 주제가 조금씩 드러나면서 객석은 팽팽한 긴장감으로 가득 찼다.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기생충’은 기택(송강호)의 장남(최우식)이 젊은 사업가(이선균)의 집에 고액과외 교사로 들어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전부 ‘백수’인 기택의 가족이 부유한 이선균 가족과 교묘하게 얽히는 과정을 통해 계급사회의 단면을 상징적으로 그려냈다.

칸을 찾은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이날 “사회적인 계급 문제는 봉 감독이 꾸준히 보여줬지만 ‘기생충’은 메시지가 더욱 명징하다”며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세계 어느 나라에서나 일어나는 이슈를 다루면서 그만의 유머와 디테일, 캐릭터를 버무렸다”고 평가했다. 전혜정 런던아시아영화제 집행위원장은 “한국적이면서도 외국 관객도 충분히 공감할 만한 보편적인 이야기”라며 “해외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세계적인 감독으로서 봉준호의 재능이 집약됐다”고 밝혔다.

외신 평가도 고무적이다. 할리우드 리포트는 “2003년 ‘살인의 추억’ 이후 봉준호의 가장 성숙한, 한국사회 현실에 대한 발언”이라는 평을 내놨다. 버라이어티도 “봉준호가 가장 뛰어난 형태로 돌아왔다”고 반겼다.

● 송강호 제외한 배우들…첫 칸 방문 ‘눈시울’

상영 직후 객석에서는 어김없이 기립박수가 터져 나왔다. 칸 초청작에 대한 객석의 기립박수는 제작진에 대한 예우 차원으로 받아들여지지만 이번에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자발적인 ‘리듬 박수’가 터졌고, 환호까지 보태졌다. 영화에 대한 높은 만족도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장면이다.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다섯 번째 칸을 찾은 봉 감독은 티에르 프레모 칸 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과 포옹한 뒤 마이크를 건네받고 “밤이 늦었으니 모두 집으로 돌아가자!”며 위트 있는 소감으로 웃음을 안겼다. 역시 다섯 번째 무대에서 송강호 역시 여유를 잃지 않았다. 이선균, 조여정, 이정은 등 칸 국제영화제를 처음 경험하는 배우들은 감격한듯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칸(프랑스)|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