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판박이 영화, ‘정준영 몰카’ 알고 있었나?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4월 8일 06시 57분


5월 초 개봉하는 영화 ‘걸캅스’의 이성경(아래쪽)과 라미란.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5월 초 개봉하는 영화 ‘걸캅스’의 이성경(아래쪽)과 라미란.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 5월 개봉 영화 라미란·이성경의 ‘걸캅스’가 이슈로 뜨는 이유

4년전 기획했는데 요즘 사태 그대로
정다원 감독 “나쁜 소재 택했을 뿐”
현실과 달리 영화선 통쾌한 수사극

배우 라미란과 이성경이 손잡고 디지털 성범죄 추방에 나선다. 현실의 심각한 문제로 인식되며 근절방안 모색에 대한 사회적 공감이 큰 상황에서 이들이 영화를 통해 디지털 성범죄의 심각성을 알리며 통쾌한 반격을 시작한다. 특히 최근 정준영과 승리, 최종훈 등 유명 연예인이 연루된 불법 영상 촬영 및 유포 사건을 떠올리게 해 눈길을 모은다.

5월 초 개봉하는 ‘걸캅스’가 라미란과 이성경의 무대다. 영화는 48시간 안에 업로드를 예고한 디지털 성범죄에 맞서는 두 형사의 이야기를 그리는 코믹 범죄액션 영화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공교롭게도 개봉 시기가 사회적인 이슈와 맞물려 관객의 반응에 관심이 쏠린다. 제작진 역시 시기적인 분위기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5일 제작보고회에서 연출자 정다원 감독은 “특정 사건이나 인물과 상관없는 영화이다. 지난해 여름 촬영이 진행된 만큼 이번 사건이 불거질 거라곤 상상하지 못했다”면서 “여성 콤비영화를 기획하면서 가장 나쁘고 비열한 소재를 고민한 끝에 디지털 성범죄를 택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영화의 기획은 3, 4년 전 시작됐다. 제작진은 여형사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관련 범죄를 일망타진하는 내용의 기획에 돌입했고 4년여 작업 끝에 내놓게 됐다.

영화에서 사건을 파헤치고 해결하는 형사 라미란은 “최근 디지털 성범죄가 수면 위로 올라왔지만 예전부터 만연했기 때문에 너무 늦은 이야기일 수도 있다”면서 “2차, 3차 피해자는 늘 여성이었다”며 심각성을 일깨웠다. 그는 “계속 발생했지만 잘 드러나지 않은 ‘몰카’ 사건을 건드리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현실에선 최근 일부 연예인들의 불법 영상 촬영·유포 사건에 대한 수사가 더디게 이뤄지는 탓에 ‘답답하다’는 여론이 많지만 영화는 다르다. 코믹 수사물을 표방하는 만큼 관련 범죄를 소탕하는 통쾌한 수사극이 벌어진다.

주로 여성이 피해자일 수밖에 없는 범죄를 여형사들이 시원하게 해결한다는 내용 역시 시선을 끈다. 라미란은 한때 ‘전설’로 통한 형사이지만 지금은 경찰서 민원실에서 근무하는 인물. 그와 호흡을 맞추는 이성경은 혈기왕성한 신입형사다. 영화에서 두 인물은 선후배 관계를 넘어 올케와 시누이 사이라는 설정으로도 웃음을 예고하고 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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