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매리 “모 대학원장이 술시중 강요”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3월 28일 06시 57분


사진|채널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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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명 거론 당사자 “사실왜곡…법적대응”
4월 중 성추행 폭로 기자회견 예고


방송인 이매리(47)가 과거 정재계 인사들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들불처럼 번졌던 연예계 ‘미투’(#MeToo·나도 당했다)의 연장선상에서 이를 재점화하는 분위기다.

현재 카타르에 머물고 있는 이매리는 성추행 폭로와 관련해 더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겠다며 4월 기자회견까지 예고했다. 27일 스포츠동아와 나눈 전화통화에서 그는 “뒤늦게 문제를 제기한 것이 아니다. 6년간 꾸준히 해왔다”면서 “그럼에도 (가해)당사자들의 사과는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통화에서 “2013년 모 대학교 대학원 재학 중 홍보대학원장 A씨로부터 술시중을 강요받았다”고도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이매리는 전날 자신의 SNS를 통해 방송계와 정재계 인사들의 실명까지 거론하며 “내 불이익에 대해 침묵을 강요했고, 술시중을 들라 했다. 부모님 임종까지 모독했으며 상 치르고 온 사람에게 한 마디 위로 없이 ‘네가 돈 없고 TV에 안 나오면 여기에라도 잘해야지’라며 웃었다. 지금은 그런 말 한 적 없다고 한다”는 글을 올린 바 있다.

이매리는 “A씨에 제시한 사과 기한은 아버지 기일인 7월5일까지다”며 거듭 사과를 요구했다. 이어 “4월 초 귀국해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일단 시민단체 정의연대 등 도와주는 분들이 계셔서 일정을 꾸준히 상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A씨는 언론을 통해 “사실이 아니다”면서 “법적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매리가 자신의 피해를 주장하고 나서면서 연예계에서는 지난해 성폭력 범죄의 심각성을 일깨운 ‘미투 운동’이 다시 번질 것인지 주시하고 있다. 지난해 유명 연예인은 물론 영화와 드라마, 연극 등 연출자들이 성폭력을 저질렀다는 의혹을 받거나 실제로 관련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여기에 아직 드러나지 않은 일부 유명인사들의 성폭력 소문이 연예계 안팎에 나돌고 있기도 하다.

연예관계자들은 이매리의 주장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또 다른 피해 상황과 관련한 폭로가 이어질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최근 고 장자연 성접대 의혹에 대한 법무부 검찰과거사위 활동이 두 달 연장되고, 가수 정준영의 ‘몰카’ 파문이 아직 잦아들지 않고 있는 등 여성을 성적 도구와 대상으로 바라보는 남성들의 왜곡된 성의식에 대한 비판적 시선 역시 관련 상황을 주목하고 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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