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아픈 사연이 마음에 끌렸다”…‘미쓰백’으로 변신한 배우 한지민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8일 22시 08분


코멘트

“영화 ‘미쓰백’의 백상아와 지은이를 안아주고 싶었어요. 잘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보다 아픈 마음이 앞서 작품을 선택했는데, 시사회 전날이 되니 잠이 안 왔어요.”

배우 한지민(36)이 청순한 이미지를 벗어 던졌다. 11일 개봉하는 영화 ‘미쓰백’에서 어릴 적 가정에서 학대를 받고, 어린 나이에 전과자가 된 백상아 역할을 맡아서다. 외롭게 살아가던 백상아는 자신처럼 학대를 당하는 아이 김지은을 구하려 세상과 맞선다. 1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한지민은 “영화의 아픈 사연이 마음에 끌려 역할 변신에 거리낌이 없었다”고 했다.


영화에서 한지민은 노랗게 물들인 머리와 짙은 립스틱, 화려한 패턴의 의상을 선보인다. 흡연이나 욕설 장면도 자주 등장해 평소 그의 이미지와 비교하면 파격적이다.

“제 이미지에 대한 우려는 없었어요. 그게 다듬어지지 않은 어른인 백상아의 모습이고, 그가 소통하는 방식이거든요. 사람답지 않은 부모를 두고 어떻게 욕을 안 할 수 있었겠어요. 상아의 감정에 집중해 합당한 선에서 표현이 됐다고 생각해요.”

새로운 역할에 끌린 이유는 여성 배우로서 갖는 역할의 한계를 느낀 데다, 경력이 쌓이며 달라진 성격이 작용했다고 한지민은 말했다.

“여성 배우에게 오는 시나리오가 다양하진 않아요. 영화는 제가 극을 이끄는 주인공이 아니더라도 새롭다면 시도한다는 생각으로 선택했었는데, 미쓰백은 변화의 폭이 크죠. 제가 더 어릴 때 이 영화를 만났다면 버거웠을 텐데 서른 살 이후 성격이 바뀌었어요.”

성격은 뭐가 크게 바뀌었을까. 한지민은 배시시 웃더니 “어렸을 때는 처음 만난 매니저와 15년 동안 일을 할 정도로 낯을 가리는 내성적 성격이었다”며 “영화 ‘밀정’을 하고 나이가 들면서 제가 우물 안 개구리란 생각을 했고, 이제는 사람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다”고 했다.

평소에도 지속적인 봉사활동과 기부로 ‘천사’로도 불리는 한지민은 배우의 목소리가 가진 힘으로 받은 사랑을 돌려주고 싶다고 했다.

“누구나 아동학대 뉴스를 접한다면 슬퍼하고 분노할거에요. 저의 할머니도 어릴 때 불우이웃 돕기 광고를 보면 꼭 전화해 2000원씩 기부를 하셨습니다. 금액이 크던 작던 마음은 같다고 생각해요. 배우다보니 저의 목소리에 많은 분들이 귀를 기울여주기에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할 뿐입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