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공연 가수들 ‘품앗이 무대’…왜?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3월 29일 06시 57분


남측 예술단 평양 공연 ‘봄이 온다’ 무대에 서는 가수 조용필, 이선희, 백지영과 걸그룹 레드벨벳(맨 왼쪽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동아닷컴DB·스포츠동아DB
남측 예술단 평양 공연 ‘봄이 온다’ 무대에 서는 가수 조용필, 이선희, 백지영과 걸그룹 레드벨벳(맨 왼쪽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동아닷컴DB·스포츠동아DB
팀당 스태프 1명씩…최소 인원 제한
매니저 등 공유…연주는 조용필 밴드


‘대외비…, 최소 인원….’

‘007 작전’이 따로 없다. 다음 달 북한에서 열리는 ‘남북 평화협력 기원 남측 예술단 평양 공연’과 관련해 색다른 풍경이 만들어지고 있다.

애초 정부는 예술단을 꾸리며 북한에서 공연이 열린다는 특수성에 따라 출연가수들 섭외 등 관련 사항을 모두 비밀리에 진행했다. 북측과의 협의에 따라 모든 사항이 결정되는 만큼 출연가수들도 진행상황을 정확히 알기 어려웠다. 처음엔 가수 조용필·이선희·최진희·YB·백지영·정인·서현·알리·레드벨벳 등으로 예술단이 꾸려지는가 싶더니 27일 가수 강산에와 피아니스트 김광민이 합류하기로 하면서 총 11팀이 공연을 펼친다. 이들은 4월1일 오후 5시부터 동평양대극장에서 2시간 동안 단독으로 공연하고, 3일에는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남북 합동 공연을 펼친다.

가수 11팀을 포함해 총 190명 규모의 방북단이 최종적으로 결정되자 북측은 출연가수들에게 최소 인원만 동반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처음엔 각 가수들마다 2명의 스태프만 허용됐다가 다시 1명으로 줄었다. 출연가수들은 방북하는 스태프를 1명으로 제한해달라는 정부 요청에 따라 동료 가수들과 매니저와 메이크업, 스타일리스트 등을 ‘공유’하기로 했다. 일반적으로 한 가수에 포함된 스태프들은 매니저, 스타일리스트, 메이크업 등 5∼6명이 넘는다. 예술단 한 관계자는 28일 “이번 공연이 일반 공연과 다른 만큼 가수 측이 서로 협의해 한 스태프가 여러 명의 가수를 담당하는 방식으로 공연에 필요한 스태프를 분담해 동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최소 인원’이라는 제한은 무대에도 해당한다. 가수들이 공연을 펼칠 때 연주는 조용필의 밴드 ‘위대한 탄생’이 맡기로 했다. 밴드를 구성하고 있는 YB를 제외하고 이선희, 최진희, 백지영 등이 위대한 탄생의 연주로 노래를 부른다. 걸그룹 레드벨벳은 음악 특성상 MR(미리 녹음된 반주 음악)에 맞춰 라이브로 노래한다. 이들은 평양으로 떠나기에 앞서 28일 오후 서울 서초동 조용필의 회사인 YPC 사옥에서 한 차례 리허설을 했다. 이 관계자는 “밴드와 라이브로 협연하는 방식이다. 곡목 등 세부사항은 평양에서 변동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에 따라 변수까지 생각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들은 31일 오전 10시30분 서해직항로를 이용해 김포공항에서 평양 순안공항으로 이동한다. 남북 합동 공연실황은 녹화 방송된다. 장비는 조선중앙TV가 제공하고 촬영과 편집은 MBC가 맡는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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