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질방 탈의실에서 동성의 신체를 몰래 촬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영화감독 전재홍(41)은 김기덕 감독(58)의 수제자로 유명하다. ‘소년 김기덕’ ‘제2의 김기덕’ ‘김기덕 키드’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붙는다.
전 감독은 독특한 이력으로 유명하다. 한국 미술계의 거장인 고(故) 김흥수 화백의 외손자인 그는 1993년 미국으로 이민을 가 영화 ‘페임’으로 유명한 뉴욕의 라과디아예술고교에서 성악을 배운 뒤 맨해튼대학 음대에 진학했다. 2000년에는 오스트리아로 건너가 빈 시립음대에서 성악을 전공했으며 웹스터유니버시티에서 경영학도 전공했다.
이후 영화로 눈을 돌린 그는 뉴욕에서 단편영화 작업을 하던 중 김 감독의 영화 ‘빈 집’을 본 뒤 김 감독의 팬이 됐다. 그는 외할아버지 김 화백을 통해 김 감독의 연락처를 구해 연락한 뒤 2005년 프랑스 칸 영화제를 찾아가 김 감독을 처음 만났다. 이후 한국으로 들어와 김 감독 영화의 연출부를 거치면서 영화감독으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전 감독은 2007년 단편 ‘물고기’로 베니스국제영화제 단편 경쟁부문에 초청 받았으며, 2008년 김 감독이 시나리오를 쓰고 제작까지 겸한 장편 데뷔작 ‘아름답다’로 베를린 국제영화제 파노라마 부문 초청과 후쿠오카 아시아영화제 최우수작품상 수상 등을 일궈내며 평단의 주목을 받았다. 이후 영화 ‘콜링 유’ ‘풍산개’ ‘살인재능’ 등을 연출했다.
전 감독은 그간 여러 인터뷰에서 ‘제2의 김기덕’ ‘소년 김기덕’ 등의 수식어에 대해 “영광”이라며, 김 감독을 “내가 가장 존경하는 최고의 감독” “내 영화 인생의 아버지”라고 칭한 바 있다.
한편 전 감독은 2016년 서울의 한 찜질방 탈의실에서 남성들의 나체 동영상 10여개를 찍은 혐의로 그해 9월 기소됐다.
15일 서울서부지법 등에 따르면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전 감독에 대해 이 법원 형사1단독 정은영 판사 심리로 지난 9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벌금 500만원을 구형했다. 선고 공판은 오는 21일에 열릴 예정.
김 감독이 최근 배우와 스태프들을 성폭행 했다는 의혹으로 비난을 받고 있는 가운데 ‘제2의 김기덕’이라 불리는 김기덕 사단의 전 감독까지 성폭력 혐의를 받으면서 비난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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