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신과함께’가 드라마로도 제작되면서 영화의 드라마화가 주목받고 있지만, 일본에서는 반대의 제작방식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2월1일 개봉하는 일본영화 ‘불능범’은 유료 동영상 사이트 dTV에서 먼저 4부작 드라마로 지난해 12월22일부터 공개됐다. 홍보수단으로 제작된 이 드라마는 영화에서 본격적으로 다룰 이야기를 함축한다. 시청자들이 영화에 앞서 드라마를 통해 ‘맛보기’ 형태로 감상한 뒤 그 흥미와 관심이 영화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하는 방식이다. 특히 4회의 마지막 장면이 영화의 시작과 연결되도록 해 호기심을 유발한다. 출연자는 영화와 마찬가지로 주요 배역들이 그대로 등장한다. 앞서 지난해 7월 영화 ‘은혼’도 개봉 전 3부작 드라마로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은혼’ 제작진은 영화 촬영 당시 드라마 버전도 함께 만드는 공을 들였다.
일본의 이 같은 제작 방식은 일찌감치 시작됐다. 일본은 우리와 달리 영화보다는 드라마의 힘이 더욱 크다. 우리나라와 같이 1000만 영화가 자주 등장할 만큼 관객의 호응도가 높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 영화사들은 드라마의 힘을 빌려 흥행을 노리는 것이다. 아울러 이러한 방식에서 ‘드라마도 영화와 같은 완성도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자신감도 엿보인다.
앞서 ‘데스노트’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 ‘모즈’ ‘근거리 연애’ 등이 개봉 전에 드라마로 제작됐다.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는 ‘사이드 스토리-나와 그녀가 만나기 전의 이야기’, ‘근거리 연애’는 ‘시즌 제로’라는 부제가 붙여져 시청자에 공개됐다. 두 작품은 영화 속 주인공의 이야기가 펼쳐지기 전의 과거 사연을 담았다. 드라마가 영화를 통해 본격적으로 펼쳐질 이야기의 시작을 알리는 셈이다. ‘데스노트’와 ‘모즈’는 영화 개봉 시기에 맞춰 드라마로도 방영해 시청자와 관객을 동시에 잡겠다는 전략을 썼다. 상대적으로 공략하기 쉬운 안방 시청자에게 먼저 관심을 얻겠다는 방식이 돋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