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와이스’에 빠진 일본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11월 16일 06시 57분


지난달 30일 트와이스의 첫 정규앨범 ‘트와이스타그램’ 쇼케이스 모습.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지난달 30일 트와이스의 첫 정규앨범 ‘트와이스타그램’ 쇼케이스 모습.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한국 가수론 6년만에 NHK ‘홍백가합전’ 출연
멤버 중 3명 일본인…춤·패션 폭발적 인기


걸그룹 트와이스가 일본에서 각종 신기록을 써가며 케이팝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나가고 있다.

트와이스는 일본에 진출한 한국 가수로는 처음으로 같은 해 싱글과 앨범, 두 종류의 음반을 모두 일본레코드협회로부터 플래티넘(25만장) 인증을 받은 데 이어 일본의 대표적인 송년 음악축제인 NHK ‘홍백가합전’에도 출연한다.

후지TV의 인기 아침프로그램 메자마시TV는 15일 “트와이스가 올 연말 방송되는 NHK ‘홍백가합전’ 출연이 내정돼 있다. 16일 NHK가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트와이스의 ‘홍백가합전’ 출연은 케이팝에 특별한 의미가 있다. 매년 12월31일 밤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홍백가합전’은 그해 최고 가수들의 무대. 따라서 출연만으로 톱가수의 위상을 인정받는다.

한국 가수들도 2000년대 중반부터 보아, 동방신기 등이 ‘홍백가합전’에 출연했고, 2011년 소녀시대와 카라가 나서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2012년 이명박 당시 대통령의 독도 방문으로 현지에서 ‘혐한류’ 현상이 생겨났고, 일본 방송사들이 한국 연예인 출연을 거부하면서 ‘홍백가합전’은 물론 지상파 방송 출연도 금지됐다. 이후 빅뱅, 방탄소년단 등이 TV아사히 ‘뮤직스테이션’ 등 음악프로그램에 간헐적으로 출연했지만, ‘홍백가합전’의 벽은 넘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트와이스가 한국가수로 6년 만에 ‘홍백가합전’에 출연하게 되면서 굳게 닫혔던 일본 지상파 방송의 문을 활짝 열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트와이스의 일본 내 인기는 일찌감치 예고됐다. 4월 일본에 처음 진출했을 당시 1만5000명을 동원하며 성공적인 데뷔 쇼케이스를 치렀고, 10월18일 발표한 첫 번째 오리지널 싱글 ‘원 모어 타임’으론 발매 당일부터 사흘간 한국가수의 판매량 신기록을 작성하며 ‘케이팝 걸그룹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했다. 트와이스가 히트곡 ‘티티’에서 선보인 ‘티티춤’이 일본 10대 여성들에게 ‘인기 포즈’가 됐고, 무대의상으로 자주 입는 테니스 치마는 젊은 여성들의 패션 아이템으로 사랑받았다. 트와이스가 빠른 시간 내 입지를 구축하게 된 것은 9명의 멤버들 가운데 3명의 멤버(사나, 모모, 미나)가 일본인이라 친근하게 다가갔고, 춤과 노래, 패션 그리고 생기발랄한 모습이 중·고등학생 팬들부터 20∼30대 젊은 층을 사로잡은 덕분으로 분석된다.

‘트와이스의 열풍’은 이제 시작이라는 점에서 파급력이 어디까지 미칠지 쉽게 가늠할 수 없다. 내년 1월부터 일본 6개 도시에서 쇼케이스 투어를 열고 활동 영역을 확대해 나간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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