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이냐, 아니냐…‘지드래곤 USB’ 그것이 문제로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6월 15일 06시 57분


지드래곤이 19일 선보일 USB 앨범 ‘권지용’. LP와 카세트 테이프, CD에 이은 음반의 ‘4차 혁명’의 시발점으로 평가되지만 ‘음반’으로 인정받기에는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지드래곤이 19일 선보일 USB 앨범 ‘권지용’. LP와 카세트 테이프, CD에 이은 음반의 ‘4차 혁명’의 시발점으로 평가되지만 ‘음반’으로 인정받기에는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USB 속에 다운로드 음원사이트 링크
음콘협 “음반 인정 어렵다” 최종 결론
한터차트는 “음반 간주” 차트에 반영

지드래곤의 USB 앨범이 음반시장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19일 지드래곤의 새 미니앨범 ‘권지용’의 오프라인 매체가 USB로만 출시되는 가운데 이를 음반으로 인정하기 어렵다는 한국음악콘텐츠산업협회(음콘협)의 해석으로 논란을 모을 전망이다. 음콘협은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는 공인 음악차트인 가온차트를 운영하고 있다.

현행 저작권법은 ‘음반’을 ‘음이 유형물에 고정된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USB도 LP나 카세트 테이프, CD 등과 같이 음악 저장매체의 역할이 가능해 음콘협은 당초 지드래곤의 앨범을 계기로 이를 음반으로 인정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지드래곤 USB는 실행을 시키면 특정 인터넷 사이트로 이동해 케이스의 일련번호를 입력하면 음원과 뮤직비디오를 다운로드 받도록 돼 있다. 이에 음콘협은 사실상 음원 다운로드 장치로 보고 음반으로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 음콘협은 이를 ‘키노 앨범’과 유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키노 앨범은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에서 앱을 이용해 음원과 뮤직비디오, 화보 등을 다운로드 받도록 제작된 신 개념 음반이다. 음콘협은 이를 음반으로 분류하지 않는다.

이에 따라 ‘권지용’은 가온차트의 앨범 판매량 차트에 오를 수 없게 된다. 방송사의 음악 순위 프로그램에도 영향을 미친다. SBS ‘인기가요’와 MBC ‘쇼! 음악중심’은 가온차트의 음반 판매량을 순위 산정의 주요 기준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드래곤의 USB앨범을 구매하는 것은 ‘음반을 구매하는 행위’와 다르지 않아 음반으로 봐도 무방하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음악시장의 환경과 음악 저장매체의 급격한 변화를 따라가기 힘든 상황에 형태와 저장 방식으로만 음반의 기준으로 삼는 건 무리라는 주장이다. 사설 음반 집계 사이트 한터차트의 경우 ‘권지용’을 ‘음반’으로 간주하고 앨범 차트에도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음콘협은 지드래곤 USB를 음반으로 인정하면 더 큰 문제가 따를 것이라고 우려한다. 텅 빈 일반 USB로 지드래곤 음원만 다운로드 받거나, CD에서 음원을 추출해 USB에 담은 것도 음반으로 인정해야 하느냐는 논란을 유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들을 음반으로 인정하면 ‘사재기’의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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