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고아성 “내 연기의 8할은…경험? 상상력!”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5월 23일 06시 57분


연기자 고아성은 경험하지 않아도 무한한 상상력으로 캐릭터를 만들어간다. 그는 “얼마나 진심을 담아 연기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연기자 고아성은 경험하지 않아도 무한한 상상력으로 캐릭터를 만들어간다. 그는 “얼마나 진심을 담아 연기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 최근 인기리 종영 ‘자체발광 오피스’ 고 아 성

영화 ‘괴물’부터 ‘오피스’까지
상상하고 공감하고 몰입하고…
연기 13년째, 아직도 적응기

연기자 고아성(25)은 작품을 할 때마다 새로운 경험을 한다. 그동안 주로 맡은 캐릭터와 고아성의 인생에 교집합이 거의 없어 불확실성을 조금씩 덜어내는 작업의 반복이다. 영화 ‘괴물’에서 괴생명체에 잡혀가고, ‘설국열차’에서는 열차 안에서 태어나는가 하면 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에서는 고등학생이 출산하는 인물을 연기했다. 최근 종영한 MBC 드라마 ‘자체발광 오피스’의 비정규직 역할도 그렇다.

그는 “상상력에 의존했다”고 했다.

“지금까지 경험을 토대로 연기한 적은 많지 않았다. 외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가 영국의 복지정책을 다룬 이야기이지만 소외받는 사람들의 느낌을 충분히 알았다. 경험의 유무는 무의미하더라. 제가 얼마나 진심 어리게 연기하느냐에 따라, 보는 사람의 공감도가 달라진다고 믿는다.”

고아성은 2011년 성균관대에 입학해 심리학을 공부하고 있다. 졸업까지 한 학기를 남겨둔 그는 학과 수업을 통해 얻은 지식도 연기에 큰 자양분이 된다고 했다. 그는 “다양한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고 분석함으로써 저와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캐릭터에 조금 더 가깝게 다가가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러한, 사람을 연구하는 학습은 ‘자체발광 오피스’를 작업하며 제대로 빛을 발했다. 그는 “캐릭터처럼 밝은 성격이 아니다. 소리를 질러본 적이 없고, 길에서 신나게 춤을 춰본 적도 없다”며 “이런 제가 정지인 감독이 자제하라고 할 정도로 몰입했다”며 웃었다.

특히 고아성은 “드라마를 할 때마다 느끼지만, 끝내면 대중은 물론 작품을 함께 했던 사람들과 더욱 연결된 느낌을 받는다”고 돌이켰다.

“스태프들과 정이 많이 든 작품이 적어서일까. 마지막 촬영을 마치고 진심으로 울컥했다. ‘은장도’로 불린 저와 이동휘, 인피니트 호야와의 퇴근길 즉흥 연기는 더 이상 출근할 일이 없다고 생각하니 진짜 실감이 안 났다. 동료들에게 의지를 정말 많이 했던 것 같다.”

연기자 고아성.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연기자 고아성.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고아성은 ‘자체발광 오피스’ 인터뷰를 통해 좀 더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내고 싶어 전날 1∼16회 대본을 다시 읽어보고 나왔다고 했다. 종영에 대한 아쉬움이 쉽게 떨쳐지지 않는다는 그는 “현장 가는 즐거움이 정말 컸다”며 미소를 짓는다. 고아성은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평소 조용하고 차분한 성격” 그대로 자신의 생각을 조곤조곤 풀어냈다. 흥분하는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평소에도 스트레스를 발산하지 않고, 상황 하나하나를 글로 써내려간다. 쓰면서 상황이 이해돼 자연스럽게 스트레스가 풀린다고 한다. 고아성다운 해소법이다.

연기자로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한다는 그는 “슬럼프는 주기가 있는 것이 아니라 매 작품마다 한 번씩 찾아온다”고 했다. 물론 데뷔 초에는 현장에 적응하느라 “아등바등”하고, 어느 정도 몸에 익숙해질 것 같으면 “나태함”을 피하려고 노력해왔다.

“연기를 시작한 지 10년이 넘었지만, 지금도 배우고 있다. 매 순간 적응하며 익숙하기 위한 과정을 거치고 있다.”

성숙한 고아성이지만 이럴 때는 20대 청춘이 느껴졌다.

“다 같이 모여 술 마시면서 이야기 나누는 분위기를 좋아한다. 소주 빼고는 다 마실 수 있다. 그런데 특이한 게 제주의 특산 소주는 마실 수 있다. 하하!”

● 고아성


▲1992년 8월10일생 ▲2011년 성균관대 심리학과 재학중 ▲2004년 드라마 ‘울라불라 블루짱’로 데뷔 ▲2006년 영화 ‘괴물’ 주연으로 유명세 ▲2006년 제27회 청룡영화상 신인여우상 ▲2013년 영화 ‘설국열차’ 주연 ▲2015년 ‘풍문으로 들었소’로 5년 만에 드라마 복귀 ▲제51회 백상예술대상 TV부문 신인연기상, SBS 연기대상 뉴스타상·우수연기상 ▲영화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 ‘오빠생각’ ‘더 킹’ 등 출연 ▲2017년 MBC ‘자체발광 오피스’ 활약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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