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시은, 아이돌시대에 전하는 발라드의 가치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2월 25일 1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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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이시은. 사진제공|HF뮤직컴퍼니
가수 이시은. 사진제공|HF뮤직컴퍼니
24일 ‘눈물나게’로 데뷔한 가수 이시은(23)은 척박한 땅에서 피어난 들꽃이다. 빠른 비트의 기계음, 자극적인 소스들, 거친 숨소리로 채워진 ‘아이돌 음악’이 진동하는 가요계에서 그 들꽃은 작은 ‘안식’으로 피어났다.

모두가 아이돌 산업에 천착하면서 정통 발라드가 희귀해진 가요시장에서 ‘발라더 이시은’의 출현은 반가움이다.

‘눈물나게’는 실제 악기를 연주해 풍성한 반주를 만들고, 곱고 슬픈 감성으로 부드러운 멜로디를 노래한다. 발라드는 인간의 보편성을 노래하는 서정시다. 인간의 변화무쌍한 감정의 동반자가 될 수 있는 음악이 발라드다. 그래서 발라드는 공감과 치유, 위로의 음악이다.

이시은은 2016년 4월 끝난 SBS ‘K팝스타 시즌5’에서 톱4에 올랐다. 방송 당시 빼어난 가창력으로 주목받았다. 지난해 신생 기획사 HF뮤직컴퍼니와 전속계약을 맺고 데뷔를 준비해 왔다.

“‘K팝스타’ 때는 커버곡을 불렀지만, 이제는 내 이름을 걸고 나왔다. 걱정과 기대가 교차하지만, 행복함이 더 크다. 데뷔 준비하면서 아주 행복했고, 하루하루가 즐겁다.”

이시은의 데뷔를 위해 ‘드림팀’이 꾸려졌다. 드라마 ‘도깨비’ OST 열풍을 이끌었던 로코베리가 ‘눈물나게’를 작사·작곡했고, ‘K팝스타’ 출신의 음원강자 정승환이 피처링 아티스트로 참여해 슬픔의 감성을 더욱 끌어올렸다. ‘K팝스타’ 심사위원으로 이시은에게 “시은 씨 같은 사람이 노래해야 한다”고 칭찬했던 유희열은 ‘눈물나게’ 데모를 듣고 편곡자 1601을 추천하는 등 마음을 쏟았다.

“제가 인지도가 높지 않다보니, 곡을 들고 나왔을 때 대중의 반응이 어떨까, 걱정 했는데, 많은 분들이 도와주시니 힘이 났다.”

‘눈물나게’는 떠난 사랑을 붙잡고 싶은 마음을 담은 노래다. 폭발하는 고음으로 이별의 아픔을 덤덤하게 노래한다. “밤 시간에 홀로, 조용히, 크게 들으면 진가를 더 느낄 수 있고, 이별한지 얼마 되지 않은 사람은 주체 못할 눈물을 쏟을 노래”다. 그만큼 ‘눈물나게’는 감성에 호소하는 이별노래인 까닭에 감정처리가 중요한 곡이다. 이시은은 전혀 악쓰지 않으면서도 매끄럽게 고음이 터져 나온다. 음색도 맑고, 아름답다. 그래서 부담 없이 편안하게 듣게 된다.

“‘눈물나게’를 듣고 사람들이 슬프다, 눈물난다, 감정이입이 된다고 느끼시면 좋겠다. 그렇게 노래에 빠져들었으면 좋겠다.”

가수 이시은. 사진제공|HF뮤직컴퍼니
가수 이시은. 사진제공|HF뮤직컴퍼니

이시은은 ‘K팝스타’ 당시 심사위원 박진영으로부터 “(노래에)감정이 없다”는 지적을 받았다. ‘눈물나게’를 녹음하면서 “감정 잡는 데 많은 연습”을 했다.

“혹시라도 박진영 선생님이 제 노래를 들어보시면, 많이 늘었다고 생각하실 것이다. 큰 자극이 됐고, 강한 동기부여가 됐다.”

이시은은 중학교 1학년 때 학교축제에 밴드를 만들어 공연에 나섰다가 ‘무대의 맛’을 알게 되면서 가수의 꿈을 꾸게 됐다. 이후 이소라, 성시경 등 슬프고 서정적인 발라드를 많이 듣고 따라 부르며 ‘발라더’로서의 DNA를 키워나갔다.

아이돌 가수들이 가요계를 점령했지만, 그래서 정통 발라드를 부르는 이시은의 존재는 오히려 신선하다. “기뻐도 잘 표현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에 감정 표현도 잘 못한다”는 수줍은 소녀 이시은은 스트레스를 받을 때면 “슬픈 영화를 보며 눈물을 쏙 뺀”다. 슬픔의 정서를 좋아하는 그는 앞으로도 “서정적인 발라드, 가사가 공감을 얻는, 슬픈 노래”들을 부르고 싶다고 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전 세대를 아울러 사랑받는 곡을 많이 발표해서, ‘국민가수’라는 수식어를 얻었으면 좋겠다. 세대에 사랑받는 가수, 시대를 노래한 가수가 되고 싶다. 여전히 부족하겠지만, 완벽해지려고 노력하고 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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