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주 추모 12주기, 유작 ‘주홍글씨’ 때문에 우울증…어떤 작품?

  • 동아닷컴
  • 입력 2017년 2월 22일 08시 39분


코멘트
주홍글씨 스틸컷
주홍글씨 스틸컷
배우 故 이은주가 세상을 떠난 지 12년이 지났다.

이은주는 2005년 2월 22일 경기도 성남 분당구에 위치한 자택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이은주의 오빠는 22일 오후 1시 20분쯤 드레스룸에서 목을 맨 채 숨져 있는 이은주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당시 이은주는 돈과 일 문제로 힘든 심경과 가족에 대한 사랑을 유서로 남겼다. 유서는 '엄마 미안해 사랑해' '돈이 있으면 좋은데, 돈을 벌고 싶었다'라고 쓴 혈서 2장과 노트에 쓴 3장 등 총 5장이었다.

유족은 이은주가 영화 '주홍글씨'를 촬영하면서 노출 연기를 한 것 때문에 불면증으로 잠을 이루지 못했고 우울증을 보였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은주가 우울증 진단을 받고, 수차례 진료를 받았다는 사실이 공개돼 많은 이를 안타깝게 했다.

변혁 감독이 연출한 2004년작 '주홍글씨'는 이은주가 마지막으로 출연한 영화로 배우 한석규, 성현아, 엄지원, 이은주가 출연했다. 이은주의 유작이 된 ‘주홍글씨’는 강력계 형사와 그의 단아하고 순종적인 아내, 그리고 도발적이고 매혹적인 정부의 이야기를 그렸다.

영화에서 20대 후반의 재즈 가수 '가희'로 분한 이은주는 전라로 등장하는 정사신과 트렁크에 갇혀 피범벅이 된 상태에서 죽음을 맞는 파격적인 연기를 선보여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은주는 '주홍글씨’로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과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 대종상 영화제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한편 고인의 유해는 경기도 일산 청아공원에 안치돼 있다. 그의 가족들과 팬들은 사망 12주기를 맞아 추모식을 치를 예정이다.


▼다음은 공개된 유서 전문▼

"엄마 사랑해. 내가 꼭 지켜줄거야. 일이 너무나 하고 싶었어. 안하는 게 아니라 못하는 게 돼버렸는데 인정하지 못하는 주위 사람들에게..내가 아니고서야 어떻게 이 힘듦을 알겠어..

"엄마 생각하면 살아야 하지만 살아도 사는 게 아니야. 내가 꼭 지켜줄거야. 늘 옆에서 꼭 지켜줄거야. 누구도 원망하고 싶지 않았어. 혼자 버티고 이기려 했는데..

"안돼..감정도 없고..내가 아니니까..일년 전으로 돌아가고 싶었어. 맨날 기도했는데 무모한 바램이었지 일년 전이면 원래 나처럼 살 수 있는데 말야.

"아빠 얼굴을 그저께 봐서 다행이야. 돈이 다가 아니지만 돈 때문에 참 힘든 세상이야. 나도 돈이 싫어.

"하나뿐인 오빠, 나보다 훨씬 잘났는데 사랑을 못받아서 미안해. 나 때문에 오빠 서운한 적 많았을거야. 가고 싶은 곳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았는데. 먹고 싶은 것도 많았는데 가족끼리 한 집에서 살면서..한 집에서 살면서 하고 싶은 것, 가고 싶은 곳 다 해보고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 같았는데..

"가장 많이 사랑하는 엄마, 행복하게 해주고 싶었는데..내가 꼭 지켜줄게.

"마지막 통화, 언니 고마웠고 미안했고 힘들었어. 꼭 오늘이어야만 한다고 했던 사람. 고마웠어. 아무 것도 해줄 수 없는 날 사랑해줬던 사람들, 만나고 싶고 함께 웃고 싶었는데, 일부러 피한 게 아니야. 소중한 걸 알지만 이제 허락지 않아서 미안해.

디지털뉴스팀 dnew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