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남과 여①] 과거 아픔 고스란히 ‘정준영표 울림’

정준영은 세 번째 솔로앨범 ‘1인칭’에서 한층 성숙한 음색을 드러낸다. 수록된 모든 노래를 직접 작곡·작사했다. 사진제공｜C9엔터테인먼트

블랙과 화이트, 짜장면과 짬뽕…. 그리고 남(男)과 여(女), 혹은 여와 남. ‘개취’(개인취향)일 뿐인 각기 시선에 성적(젠더·gender) 기준과 잣대를 들이댈 이유는 전혀 없다. 생물학적으로 다른 존재들일지언정, 세상과 사물을 바라보는 시선은 각자의 취향대로다. 두 남녀기자가 매주 각자의 눈으로 세상을 들여다보기로 했다. 적어도 눈치 보는, ‘빨아주기’식 기사는 없다. 엔터테인먼트 각 분야 담당기자들이 ‘갈 데까지 가보자’고 작심했다. 가장 공정하고 정정당당한 시선을 유지하자며.

■ 정준영 세 번째 솔로앨범 ‘1인칭’

타이틀곡 ‘나와 너’를 비롯해 ‘프린세스’ ‘화가’ ‘스타’ 등 모두 아홉 트랙으로 구성됐다. 록에 기반을 둔 음악 외에도 피아노, 기타, 베이스, 드럼, 현악기 등 여러 악기를 조화시켜 서정성에 중점을 두고 다양한 사운드를 선보인다. 사랑의 시작과 이별, 그리고 친구들에 대한 연민 등 직접 주변을 둘러보며 쓴 노랫말로 위로와 공감을 주고자 한 앨범이다.7일 발표.

● 히트다히트

아픈 만큼 성숙해졌다. “100% 내 이야기”라며 내놓은 가사와 잔잔한 멜로디에선 힘든 시기를 지나며 고민한 흔적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평소 ‘4차원’ 성격만큼이나 어디로 튈지 모르는 장난기 많은 모습은 오간 데 없고, 독백처럼 나지막이 읊조리는 창법이 잔잔한 울림을 안겨준다. 저음의 투박한 목소리가 오히려 가슴과 귀에 꽂힌다고 할까. 멜로디 없이 영어로 ‘더 이상 힘들어하지 마세요’라고 시작하는 인트로를 포함해 9곡의 노래는 자신에게, 혹은 자신 때문에 힘들어했던 친구와 팬들에게 전하는 위로와 같다. 앨범 제목도 ‘1인칭’이다. 새 앨범을 발표하기까지 사생활 문제로 한 차례 논란을 겪어 공백기에 느낀 감정이나 과거의 아픔이 담겼다.

사랑했던 여자친구를 떠나보내고 이별을 받아들이지 못하거나(프린세스), 이별을 하고 있는 남녀의 상황을 차근차근 풀어가는 가사(너와 나) 혹은 세상을 떠난 친구를 생각하며 쓴 노랫말(화가) 등이 인상적이다. 여기에 군더더기 없는 심플한 멜로디의 정통 록발라드는 봄을 기다리는 이 계절에 잘 맞는 듯하다.

음악적으로도 많이 달라졌다. 전 곡 작사와 작곡은 물론 프로듀싱까지 참여하며 한층 성숙해졌다. 밴드활동과는 또 다른 정준영만의 감성을 느낄 수 있다.

다만 아쉬운 건 전체적인 곡의 분위기가 밑바닥까지 가라앉아 있어 자칫 지루한 감이 없지 않다는 점이다. 주의할 점도 있다. 아무 편견 없이 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논란은 논란이고, 음악은 음악이다. “최대한 현실적이고, 제 감정에 충실하려고 했다”는 그의 노력을 음악으로만 평가하면 좋을 듯하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 평점 아이콘, 이렇게 갑니다

● 히트다 히트
말이 필요할까요. 눈과 귀가 즐겁습니다.

● 알쏭달쏭
지금은 모르겠어요. 조금더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 이건 아니야
시간과 돈이 아까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