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男과 女①] 영화 ‘마스터’ 화려한 캐스팅 ‘심쿵’…그걸로 끝?

스포츠동아
입력 2016년 12월 21일 06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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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마스터’는 출연자들의 면면이 화려하다. 이병헌 김우빈 강동원(왼쪽부터)이 팽팽한 연기 대결을 벌인다. 사진제공｜영화사집

■ 영화 ‘마스터’

블랙과 화이트, 짜장면과 짬뽕…. 그리고 남(男)과 여(女), 혹은 여와 남. ‘개취’(개인취향)일 뿐인 각기 시선에 성적(젠더·gender) 기준과 잣대를 들이댈 이유는 전혀 없다. 생물학적으로 다른 존재들일지언정, 세상과 사물을 바라보는 시선은 각자의 취향대로다. 두 남녀기자가 매주 각자의 눈으로 세상을 들여다보기로 했다. 적어도 눈치 보는, ‘빨아주기’식 기사는 없다. 엔터테인먼트 각 분야 담당기자들이 ‘갈 데까지 가보자’고 작심했다. 가장 공정하고 정정당당한 시선을 유지하자며.

● 주연: 이병헌 강동원 김우빈
● 감독: 조의석
● 21일 개봉·15세 관람가·143분
● 줄거리

화려한 언변, 정관계를 넘나드는 인맥으로 수만 명의 돈을 뜯어낸 교활한 다단계 사기꾼 진현필 회장(이병헌)을 향해 지능범죄수사대 김재명(강동원)은 수사망을 좁힌다. 동시에 김재명은 진 회장의 최측근이자 명석한 두뇌로 다단계 사기를 도운 박장군(김우빈)을 압박한다. 진 회장은 조직에 배신자가 있음을 눈치 채고 새로운 계획을 시작한다. 김재명은 진 회장은 물론 숨은 권력까지 일망타진하기 위한 작전에 돌입한다.

●알쏭달쏭

강동원, 김우빈에 이병헌이라니. 화려한 캐스팅만으로도 안 볼 이유를 찾기 어려운 영화다. 관객을 스크린으로 이끄는 ‘1번 선택지’가 배우의 면면이라는 점에서 매력이 배가 되는 작품임에 분명하다. 개봉 전 시사회마다 객석을 가득 채운 관객의 성별도 대부분 여성이다.

사명감 강한 경찰을 표현하려고 10kg을 찌웠다는 강동원은 이제야 현실 속 남자 같다. 판타지 속 인물에서 벗어난 것 같아 오랜만에 ‘사람처럼’ 보인다. 영화의 하이라이트인 필리핀 추격전에서 입은 푸른색 셔츠 사이로 팔 근육을 드러낸 모습에 ‘심쿵’하지 않을 여성이 있을까.

9등신은 족히 될 것 같은 김우빈이 특유의 ‘능청미’로 이병헌·강동원을 상대하는 모습도 짜릿하다. 보다보면 주인공은 김우빈이 아닐까하는 사심이 동한다. 주인공 셋 중 가장 자주 얼굴이 클로즈업 된 덕분에 관객은 그에게 더 집중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거기까지. 화려한 배우 포장지를 벗기고 내용물을 살피다보면 왠지 조목조목 따지고 싶은 충동이 인다. 일단 따지기 시작하니, 의문은 꼬리를 문다.

극 중 다단계 사기꾼 진 회장(이병헌)에 속은 피해자들은 ‘연이율 73%를 보장한다’는 데 혹해 재산을 쏟아 부은 사람들. 남보다 더 많은 돈에 욕심을 내다 사기 피해에 휘말려 힘겹게 살아간다. 돈을 위해 잔혹한 범죄까지 저지르느냐의 차이가 있지만 어쨌든 돈을 향한 욕망은 진회장이나 이에 속은 사람들이나 ‘다르지 않다’고 느껴진다면 너무 냉혹한 감상일까. ‘마스터’와 줄곧 비교대상이 돼온 ‘베테랑’은 달랐다. 힘없는 소시민을 무참히 짓밟은 재벌3세가 있었고, 그 재벌 3세는 누구에게나 손가락질 받을 공공의 적으로 통했다. 관객이 합심할 공격의 구심점이었다 뜻. 반면 ‘마스터’의 진 회장은 그럴싸한 악인이다. 의문은 거기서부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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