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세상을 바꾸다①] 소시 ‘다시 만난 세계’, 저항의 노래로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11월 15일 06시 57분


12일 촛불집회가 열린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서는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가 울려 퍼졌다. 희망과 응원의 메시지를 담고 있는 노래였다.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12일 촛불집회가 열린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서는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가 울려 퍼졌다. 희망과 응원의 메시지를 담고 있는 노래였다.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일상 지친 젊은세대에 응원가
이화여대 농성때도 함께 불러
투쟁 넘어 공감과 화합의 울림

‘이 세상 속에서 반복되는 슬픔 이제 안녕.’

그룹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가 대학생들의 집회 현장에서 불리며 ‘저항의 노래’로 새삼 주목받고 있다.

12일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열린 촛불집회 현장에서는 대학생들 사이에서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가 여러 차례 불렸다. 특히 이날 오후 4000여명의 대학생이 혜화역에 모여 서울광장으로 행진하며 ‘다시 만난 세계’와 빅뱅의 ‘뱅뱅뱅’을 부른 장면은 유튜브 등에 소개돼 화제를 모았다. 당시 거리행진에서 ‘다시 만난 세계’ 노랫말을 모르는 대학생들이 일제히 검색한 까닭인지 이날 오후 음악사이트 멜론에서는 ‘다시 만난 세계’가 일시적으로 실시간 급상승 키워드 상위권에 오르기도 했다.

‘다시 만난 세계’는 지난 여름 이화여대 학생들의 본관 점거 농성 당시 ‘저항의 노래’로 처음 관심을 모았다. 당시 직장인을 대상으로 하는 평생교육 단과대학 설립을 반대하던 학생들이 농성 사흘째이던 7월30일 학교측의 요청으로 교내에 진입한 1600명의 경찰병력에 맞서 ‘다시 만난 세계’를 부르며 서로 용기를 북돋우는 모습이 SNS를 통해 공개되면서 공감을 일으켰다. 이들은 서로의 팔을 붙잡아 벽을 쌓으며 ‘다시 만난 세계’로 서로의 유대를 확인하고 용기를 끌어올렸다.

이에 졸업생들까지 참여했고 결국 사업은 철회됐다. 이대생들의 항의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지는 과정에서 그의 딸 정유라씨에 대한 이대측의 특혜 의혹으로 번지기도 했다.

‘다시 만난 세계’는 2007년 8월 소녀시대의 데뷔곡으로, 반복되는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전하는 새로운 세계의 희망과 응원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 특히 이 노래가 최근 상황에서 새롭게 해석돼 불리면서 아이돌 세대의 외침으로 받아들여진다.

지금의 20대는 아이돌의 노래를 듣고 자라며 문화적 감수성을 쌓았기 때문이라는 시각이다. 아이돌의 노래는 이들 세대가 서로 공감하고 유대감을 느끼며 단합할 수 있게 하는 자신들만의 언어가 됐다는 것이다. ‘투쟁과 저항’을 넘어 ‘공감과 화합’의 울림이라는 분석이다. 강태규 대중음악평론가는 “시대가 변하면서 청년들의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과 소통의 관점도 달라졌다”면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왕성하게 소비해온 세대에게 평소 즐기던 아이돌 가수의 음악은 서로 결속을 다지는 소통의 도구가 됐다”고 말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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